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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경만호-노환규 '의협 살리자' 전격 화해

coverstory 경만호-노환규 '의협 살리자' 전격 화해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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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당선인 사과 성명 "부적절한 행동 깊이 사과"
경 회장도 화답…내부갈등 불식 '강한 의협' 기대

Cover Story

▲ 3월 27일 의협회관을 방문한 노환규 의협회장 당선인(오른쪽)이 경만호 의협 회장과의 '첫 회동' 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김선경
의협 회장 당선인의 폭력행위와 윤리위원회 징계로 인한 의료계의 극심한 혼란이 당사자간의 대승적 결단을 통해 극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해 의협 임시대의원총회 석상에서 일으킨 폭력 행위에 대해 노환규 당선인이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한데 이어, 경만호 의협 회장 역시 노 당선인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의협의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모으기로 다짐했다.

노환규 당선인은 2일 '존경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원 여러분, 그리고 경만호 제36대 대한의사협회장님께'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의협 회장에 당선됐으나 첫 발걸음을 내딛기도 전에 의료계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며 "모든 혼란의 시작이 저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초래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경만호 의협회장에게 계란을 투척한 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줄곧 정당성을 주장해 온 것과는 달리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노 당선인은 "그 동안 저의 행동이 의료계의 앞날을 좌우할 중대한 회무를 (경만호 의협 회장이) 소홀히 취급한 사실에 대한 정당한 분노의 표현이라고 주장해왔다"며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존중받아야 하는 현직 대한의사협회장에게 계란투척이라는 물리적 폭력을 가한 행위는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취지가 옳다 해도 부적절한 행동에 면죄부가 될 수 없는 것은 사회적 상식이고 규범"이라며 재차 자신의 행동을 뉘우쳤다.

무엇보다 노 당선인은 이번 성명을 통해 경만호 의협 회장에 대한 사과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 1월 의협 회원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피해 당사자인 경 회장에 대해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노 당선인은 "저의 행동으로 인해 전국의 모든 의사회원님들과 경만호 회장님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된 것에 대해 11만 대한의사협회 모든 회원들과 피해의 당사자인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의 갈등을 종식시키고 대승적 차원에서 모두가 화합하자는 바람도 피력했다. 노 당선인은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세워 의사가 학문적 지식과 양심에 따라 진료하고 이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의 공통된 간절한 소망이며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밝히고 "분열과 내부적 투쟁을 종식시키고 이 같은 사명을 다하는데 앞장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 모든 회원분들과 경만호 회장님이 배려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노 당선인은 사과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외부에 비쳐졌던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에서 한층 완화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는 노 당선인이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이라는 임의단체 대표에 머무르지 않고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 수장으로서 자신의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의협 전 회원의 정서를 아울러야 한다는 책임의식의 표출로 풀이된다.

경만호 회장 "사과 다행…차기 집행부 꼭 성공해야"

노 당선인의 진심이 담긴 사과 표명에 경만호 의협회장도 화답했다.

경 회장은 노 당선인이 사과를 표명한 다음 날인 3일 오전 대회원 서신을 통해 "노 당선인의 사과는 의료계의 화합을 위해 다행한 일"이라며 "사과를 받아들이며 개운한 마음으로 (노 당선인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 소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소 취하 약속을 지키기 위해 5일 의협 상임이사회를 열고 노 당선인과 전의총 등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형사소송을 취하키로 결정했다. 의협은 조만간 소 취하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서부지검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 회장은 또 대회원 서신을 통해 노 당선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의협 중앙윤리위 징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 회장은 "지난 3월 5일 대회원 서신에서 중앙윤리위 제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자칫 대의원회와 중앙윤리위의 권위에 흠집을 남기는 월권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그러나 이제 상임이사회를 설득해 윤리위 제소를 취하한다 하더라도 대의원회와 중앙윤리위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월권은 아니라는 컨센서스가 모아졌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의협의 안정"이라고 강조하고 "제 37대 집행부가 원만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회무의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기존의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경 회장은 "어느 집행부를 막론하고 의사결정에서의 판단은 다를 수 있어도 회원의 권익을 위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며 "잘못된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비판할 수는 있을지언정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새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도 부탁했다.

경회장은 "차기 집행부는 반드시 성공한 집행부가 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회원 여러분의 기대가 큰 만큼 성원도 커야 성공한 의협을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좌초 직전 의협, 극적으로 위기 넘겨

현 집행부와 차기 집행부 대표자간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화합을 통해 최근 전례없는 혼란을 겪고 있는 의료계는 큰 위기를 넘기게 됐다.

의협 중앙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으로 촉발된 경만호-노환규 당사자 간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새 집행부가 출범할 경우, 의협은 내부 고소·고발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다시 갈등과 반목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었다.

이날 두 당사자의 대승적 결단에 따라 앞으로 의협 집행부 인수인계는 차질없이 이뤄져 노환규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회무를 수행하는데 일체의 혼선을 겪지 않게 됐다.

특히 최근 수 년간 의료계 분열의 원인이 되었던 내부 고발 등 불미스런 내부 갈등 역시 이날 두 당사자가 보여준 대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순조롭게 봉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화합을 밑거름 삼아 앞으로 의협이 의료계의 강력한 구심점으로 새롭게 부상, 의료분쟁조정법·만성질환관리제도 등 긴급 현안들에 대해 회원들의 뜻을 모아 적극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만호 의협회장과 노환규 당선인은 4월 1일 서울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의료계 갈등과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이 함께 한 이 자리에서 두 당사자는 내부 고소·고발 문제, 의협 회무 인수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으며, 의협과 의료계의 앞날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 윤리위원회 재심 결정에 촉각

경만호 회장과 노환규 당선인이 극적인 화해를 이룸에 따라 회원들의 관심은 의협 중앙 윤리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윤리위가 내린 '회원 자격정지 2년' 결정 통보서는 아직 노 당선인에게 도착하지 않은 상태다. 통보가 이뤄지면 노 당선인은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하고, 윤리위는 회의를 소집해 노 당선인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다시 논의하게 된다.

윤리위가 재심을 통해 징계 철회 내지 경감을 결정하면 노 당선인의 의협 회장 취임과 회무 수행은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다. 반면 윤리위가 기존 징계 수위를 고수할 경우 노 당선인은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수단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징계 통보와 재심 결정의 시점, 회장 자격과 관련한 의협 제규정의 해석 등 혼란스런 변수들이 작용한다.

그러나 이날 두 당사자가 보여준 대승적 화합의 분위기가 앞으로 의협 윤리위의 최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의료계의 기대다. 윤리위가 원칙론만을 앞세울 경우, 모처럼 무르익은 대화합의 기회가 물거품이 돼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의료계는 또 다시 혼돈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윤리위가 명분과 실리, 어느 쪽도 잃지 않는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경 회장과 노 당선인의 화해는 단순한 개인간 갈등 해소 차원이 아니라 의료계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오랫동안 지속된 내부 분란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의협이 새롭게 재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부산광역시의사회장도 "두 사람의 화합을 통해 모든 회원들이 일치단결하고, 이를 통해 의협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윤형선 인천광역시의사회장 역시 "당연히 가야할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경 회장과 노 당선인의 화해를 반겼다. 윤 회장은 "최근 10년간 반복되어온 의료계의 내부갈등과 반목을 해소하는 기회로 삼아 서로 얽혀 있는 것들을 다 털고 새롭게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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