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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고혈압 '새 치료법' 도입

난치성 고혈압 '새 치료법' 도입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2.03.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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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신경차단술' 약물로 조절 안되는 고혈압 환자 혈압 정상화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최승혁 교수팀 국내 첫 시술

▲ 권현철·최승혁 교수가 고주파열을 이용한 신장신경 차단술을 시술하고 있다. 이 시술법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았다.
약물로 조절이 힘든 난치성 고혈압 환자에게 고주파열을 이용한 신경차단술로 혈압을 정상화할 수 있는 치료법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권현철·최승혁 성균관의대 교수팀(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순환기내과)은 19일 난치성 고혈압 환자 3명을 대상으로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차단술(Renal Denervation)'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시술을 받은 한 환자(44세)는 평소 4가지 고혈압 약을 복용해도 혈압이 165/110mmHg에 달해 조절하기 힘들었다. 시술 후 이틀만에 혈압이 140/95mmHg로 호전, 조기퇴원했다.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이 치료법은 혈압 조절과 관련된 중추 교감신경계 중 하나인 신장과 뇌를 잇는 '신장신경'을 전기적 충격을 통해 선택적으로 차단, 혈압을 올리는 레닌(Renin) 호르몬을 감소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치료법.

지난 2010년 유럽·호주·뉴질랜드의 24개 임상기관에서 1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 신경차단술을 받은 환자군(52명)은 시술 전 평균혈압이 178/96mmHg이었으나 시술 후 6개월간 평균혈압이 146/84mmHg(32/12mmHg 감소)로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신경차단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84%(41명)가 10mmHg 이상 수축기 고혈압이 감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기존 치료법을 받은 대조군(54명)은 혈압이 조절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유럽·미국에 산재한 19개 의료기관이 신장 신경 차단술을 시술을 받은 1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2009∼2011년) 혈압 강하 추이를 추적한 연구결과에서도 측정 혈압이 2년 후 평균 32/14mmHg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교수팀은 "신장신경을 차단해도 의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근거는 신장이식수술 환자의 40년 장기추적조사를 통해 알려져 있다"며 "이식된 신장이 중추 교감신경계와 단절되어 있지만 체액 조절, 전해액 밸런스 유지, 노폐물 제거를 비롯해 신장 본연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미뤄볼 때 신장의 교감신경계가 신장 본연의 역할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주파 신장신경 차단술은 40여 개 국가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유럽·호주 등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시술하고 있다.

이 치료법은 세 가지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해도 정상 혈압(목표 혈압 140/90mmHg, 만성 신장병 환자 130/80mmHg, 일반인 120/80mmHg)에 도달하지 않거나, 혈압이 조절되고 있더라도 네 가지 이상의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치료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신장신경차단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작은 부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합병증과 부작용을 줄였으며, 부분마취로 치료시간과 회복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권현철·최승혁 교수팀은 "일부 임상 연구에서 일부 약물의 투약을 중단할 정도로 혈압이 낮춰진 사례가 있지만 임의로 약물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된다"며 "신장신경 차단술 이후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약물치료를 계속해야 하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수팀은 "신장은 뇌·심장·혈관 등 인체 내 주요 기관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혈압 조절을 비롯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장의 중추 교감신경계가 본태성 고혈압·심부전·인슐린 저항성·만성 신장질환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이 치료법이 고혈압 뿐 아니라 여러 만성질환 치료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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