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OECD 권고안의 핵심은 일차의료 강화"

"OECD 권고안의 핵심은 일차의료 강화"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3.21 18:1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OECD 프로젝트지원단장

▲ ⓒ의협신문 고신정

OECD가 내놓은 한국 의료 질 검토보고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논란의 핵심은 단연 포괄수가제(DRG)의 도입. 정부가 7개 질병군 DRG 병의원 의무적용·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확대 등을 예고해 놓은 상황에서, OECD가 국내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제언 중의 하나로 DRG 등 포괄적 지불제도로의 개편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일각에서는 OECD가 보고서에서 언급한 권고안이 정부 정책 방향과 너무 유사해 오히려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 OECD가 우리에게 정말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 OECD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김선민 단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위원·가정의학과 전문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OECD 평가 어떻게 진행됐나?

- 2010년 OECD 보건장관회의에서 OECD가 보건의료 질과 관련된 회원국의 정책 현황을 분석해 각국에 적합한 정책권고안을 내는 사업을 진행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고, 이후 OECD 헬스 커뮤니티에서 본격적인 의료 질 검토사업을 위한 논의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본 사업에 참여한 첫번째 국가이며, 이번 보고서는 OECD 의료 질 검토사업의 첫번째 성과물이다. 

2011년 3월 첫 미팅을 가졌고 이후 OECD가 국내외 다양한 문헌을 수집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난해 5월에는 OECD 전문가 3인이 국내를 방문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심평원,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을 방문해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고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해 30여개의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가 완성됐다.

Q. OECD 검토보고서가 공개된 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DRG 등 지불제 개편을 권고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 지불제 개편부분이 이 같이 논란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DRG는 OECD가 국내 의료 질 개선을 위해 제시한 30여개의 권고안 중 하나이고, OECD가 지불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권고안의 타당성보다는 내부적인 문제, 시기상의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지불제 개편논란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묘하게 맞물렸다. 

의료 질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DRG가 제시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은데, OECD가 말하는 의료 질은 개별병원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국가전체에 대한 얘기이고, 비용대비 효율성이 핵심 지표다.

평가단의 표현을 빌자면 우리나라는 병원·병상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많고, 병원에 투입되는 비용도 매우 크다. 수가가 낮다보니 병원들이 비급여나 행위량을 늘려 수입을 보전하고 있다. 병상을 채우기 위해 재원일수를 늘린다는 점도 문제다. DRG는 이 같은 병원 시스템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된 것이다.

Q. 그렇다면 OECD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 일차의료를 강화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일차의료체계를 정립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늘리라는 얘기다. 지금의 상황에서 일차의료가 무엇이냐고 한다면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일차의료라는 정의 자체가 모호한 상황이다.

OECD 전문가들은 급속한 노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비 지출의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 일차의료가 이에 대한 문지기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상 일차의료에 투입되는 비용이 너무 작고 의사들의 질이나 경쟁력도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니 일차의료로 투입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늘려 질을 높이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병원에 투입되는 비용은 높고, 일차의료는 낮다. 그러니 병원 비용을 일차의료로 돌려라' 하는 것인데 현행 건강보험제도상 인위적으로 이렇게 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보니 DRG를 통해 병원 시스템의 비효율을 줄이고 비용 예측가능성을 높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권고안에는 보험 재정 중 일차의료 발전을 위해 투자할 구체적 재정계획을 수립하고 일차의료시설에서의 훈련을 인력양성 과정에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Q. 향후 과제는.

- OECD 권고는 말그대로 권고일 뿐 강제성은 없다.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 것인지,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는 정부가 판단할 몫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차근차근 논의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