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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택', 위기 극복하고 반전에 성공할까?

'멀택', 위기 극복하고 반전에 성공할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03.0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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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적 심방세동 환자 적응증 확대실패로 이미지 구겨
발작성·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 우수

항부정맥 치료제인 '멀택'(성분명:드로네다론)이 적응증 확대에 실패하면서 신약으로서의 체면을 구겨졌지만 새로운 반전을 꾀하고 나섰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멀택은 부정맥 질환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심방세동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입증된 최초의 항부정맥 치료제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적응증 확대를 위해 실시한 임상연구(PALLAS연구)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20년만에 출시된 신약이라는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심방세동에는 3가지 유형(발작성 심방세동·지속성 심방세동·영구적 심방세동)이 있는데, 영구적 심방세동은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박동을 정상박동으로 전환시키는 치료인 심장율동전환이 효과적이지 않아 심방세동 증상 및 질환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팔라스연구(PALLAS)는 전세계 1만명 이상의 영구적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멀택의 적응증을 영구적 심방세동 환자군까지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계획됐다. 그러나 2011년 7월 연구가 조기 종료됐다.

미국심장학회(AHA)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구적 심방세동과 추가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멀택은 팔라스연구의 일차 종료점(뇌졸중, 전신성 색전, 심근경색 또는 사망)을 증가시켰으며, 이 환자군에서 이상 반응으로 인해 멀택 복용을 중단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이같은 연구결과 때문에 지난해 EMA로부터 드로네다론염산염 함유제제가 간·폐,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동율동 유지 목적으로 발작성 또는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 권고받았다.

또 FDA로부터 심부전·뇌졸중 및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FDA는 ▲6개월 이상 심방세동이 지속된 영구적 심방세동 환자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환자 ▲좌심실수축기능부전, 심부전을 가진 환자나 심부전 기왕력이 있는 환자 ▲과거 아미오다론 복용으로 인한 간이나 폐 독성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을 금기할 것을 권고했다.

즉, 멀택(드로네다론) 제제가 영구적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뇌졸중이나 심부전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경고를 받은 것. 사노피-아벤티스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된 셈.

하지만 사노피-아벤티스는 팔라스연구(임상3상연구)가 실패로 돌아가지는 했지만 다른 항부정맥 치료제보다는 여전히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팔라스연구에서 영구적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발작성·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이 입증돼 앞으로 시장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노피-아벤티스 관계자는 "멀택은 다른 항부정맥제에 비해 우수한 특장점을 보인다"고 밝힌 뒤 "심방세동 재발은 다른 치료제와 비슷하고, 사망률에 있어서 다른 치료제는 증가했으나 멀택은 적어도 증가시키지는 않았고, 심각한 이상반응도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기준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도 "팔라스연구의 대상환자는 현재 멀택이 허가받은 비영구적 심방세동 환자군보다 질환이 더 진행된 상태에 있고, 사망 및 입원율의 위험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또 "발작성 및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멀택의 유익성·위험성 평가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팔라스연구는 항부정맥제이기보다는 다른 치료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적응증 확대보다는 새로운 약제로서의 접근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게는 무조건 처방에서 제외시켜야 하지만, 고위험군 환자가 아니라면 처방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10∼1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9년에는 4년전과 비교해 66%로 급격히 증가해 국내 심방세동 환자는 약 8만 5000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심방세동은 연령이 높을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의 심방세동 환자수는 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사노피-아벤티스의 멀택이 적응증 확대를 위한 팔라스연구의 실패를 딛고 얼마나 선전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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