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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첫 기증…인체조직 기증 새 활로

의사 첫 기증…인체조직 기증 새 활로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1.10.1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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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준철 전문의, 유족 통해 사랑 실천

 
평소 의료봉사에 힘쓴 외과의사가 사후 유족의 뜻으로 인체조직을 기증했다. 주인공은 고 박준철 김포 하나성심병원 일반외과 과장(향년 46세).

고인은 6일 병원 저녁회식 자리에서 심근경색이 발생, 응급조치 등을 받으면서 인근 김포우리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폐소생술 시행 도중 숨을 거뒀다.

가장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한 유족들은 슬픔에 젖었지만 평소 어려운 사람들에게 인술을 베풀며 살기를 보람으로 여긴 고인의 뜻을 받들었다.

김정철 김포우리병원 흉부외과 과장의 권유로 인체조직 기증을 결정하고, 7일 새벽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인체조직 지원본부에 이를 기증한 것.

인체조직 기증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피부, 뼈, 연골, 인대, 건, 혈관, 심장판막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1명을 통해 최대 150명의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적출 후 봉합이 가능한 장기기증과 달리 신체가 훼손된다는 거부감이 퍼져 있어 기증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한국에서 인체조직 이식이 필요한 사람은 약 300만 명에 달하지만, 수급이 여의치 않아 78%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제주시 일도동 출신의 고인은 전남의대를 나와 경남 창원 등지에서 개원의로 일하면서 교회 의료봉사팀 및 캄보디아 등 오지 해외봉사 활동을 활발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성직자나 사회 지도층의 장기기증은 있었지만, 의사가 사후 인체조직을 기증한 경우는 처음이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은 8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숭고한 업적을 기렸다.

신해숙 한국인체조직기증원 기증국장은 "인체조직에 대한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보니 기증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눔문화 실천이 중요한 이유"라며 "의사로서 몸소 사랑을 실천한 이번 사례가 조직 기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로 작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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