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2차 약국실태조사, 복약지도 미비-약값 차 여전
"상비약 약국 외 판매 약사법 개정안 반드시 처리해야"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골자로 하는 약사법 개정작업이 국회의 반대기류에 부딪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개정안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약국 외 판매 문제가 대두된 근본적인 이유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논의를 중단하는 것은 국회가 특정이익집단의 대변인을 자청하는 일로,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 본연의 의무를 져버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9월 17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당번약국 38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약국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처리를 촉구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불편이나 약국의 행태 모두 상비약 약국 외 판매 논의 초기인 지난 4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국민들의 대부분이 공휴일과 야간에 의약품 구입에 불편을 겪고 있고, 당번약국제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약사들의 허술한 복약지도·카운터에 의한 약 판매 관행 또한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경실련에 따르면 당번약국 홈페이지에는 전국 2만1096곳 가운데 17%인 3629곳이 공휴일에 문을 연다고 공지되어 있었으나, 이 가운데 380곳을 무작위 방문한 결과 12%인 44개 약국이 실제로는 당번약국을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당번약국제도가 여전히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
경실련이 당번약국에서 타이레놀 등 상비약을 직접 구입해 본 결과 전체 조사대상 약국의 93%가 복약지도나 아무런 설명없이 약을 판매했으며, 대상 약국의 절반 정도에서는 위생복 미착용자가 약을 판매해 실제 약사들이 제대로 당번약국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밖에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는 일반약 가격차도 여전했다.
경실련 조사결과 타이레놀과 크리맥, 속청, 후시딘 등 실거래가를 비교해보니 동일 약품의 가격이 최대 2.5배에 이르렀으며 후시딘의 경우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무려 2500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