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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신체형장애' 환자에 의학적 부모 찾아주기

소외된 '신체형장애' 환자에 의학적 부모 찾아주기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11.08.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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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28일 세계정신신체의학회 학술대회 서울에서 개최
의사-환자 갈등 불씨, 의료비 앙등 주범인 신체형 장애 집중 조명

 고경봉 세계신체정신의학회 서울대회 공동위원장

'의학적 고아'. 두통이나 흉통, 복통 등 분명히 증상이 있은데도 각종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의사로 부터 적절한 케어를 받지 못하는 '신체형장애 환자'를 일컫는 말이다.

신체형장애는 일반인 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조금은 생경한 질환인데 이 장애에 대한 정체성 확립 기회가 마련된 예정이다. 오는 25일~28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제21회 세계정신신체의학 학술대회가 '정신신체의학의 새로운 비전: 과학과 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열리는 가운데 '신체형장애'을 집중 조명한다.

정신신체의학은 건강과 질병에서 정신· 신체· 사회(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환자의 진료에 적용하는 학문. 1920년대에 정신과 신체가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신생물학'의 개념이 도입된 이후 사회적 요소(환경)가 추가된 생물정신사회적 모형으로 발전했다. 통합적 모형을 의학에 도입함으로써 생물학적 모형에 의존했던 기존의 건강과 질병의 평가 및 치료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이뤄진 바 있는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정신신체의학 중 최근 주목받는 '신체형장애'에 대한 특강에 이목을 끌고 있다.

학술대회 공동위원장인 고경봉 교수(연세의대)는 특강을 통해 '신체형 장애'에 대한 임상 경험 및 연구를 발표해 신체형 장애를 집중 조명하는 한편 이 질환의 특성를 알려 신체형장애 환자들이 의학적 부모(의사)를 찾을 수 있도록 의사와 정부의 관심과 대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고 교수는 "분명히 몸이 아픈데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뚜렷한 병명이 나오지 않는 신체형 장애 환자들은 이곳 저곳을 전전하면서 여러 검사를 다시 받게돼 경제적 부담이 커지며, 무엇보다 여러 병원을 다니다 보니 필요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위험까지도 있다"고 한다.

고교수의 그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과계 입원 환자들의 71%가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해 악화되는 정신신체장애였다. 또 이들 중 4분의 1은 정신적 고통이나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있었다.특히 6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미분형 신체형장애 유병률은 10~30%로 높았다. 신체형장애의 유전적 특성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정신사회적 및 문화적 인자들과 같은 후천적 요인이 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체형장애환자들의 신체증상이 불안장애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분노의 억압 및 불안과 연관될 가능성이 크고, 신체형장애는 분노억압, 우울장애는 분노표출과 더 연관돼 두 장애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신체형장애가 본질적으로 우울장애보다 불안장애에 더 가깝다는 이야기다.

고경봉 교수는 신체형 장애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 뿐 아니라 의사들도 낮은 편이라서 아직은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을 통해 내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원인을 찾아내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함으로써 많은 환자들이 의사로 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 가져 의사-환자 간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병명을 찾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 다니거나 한의약에 의존하는등 의료비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홍보·안내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25일~28일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세계정신신체의학회에는 38개국에서 6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의사-환자 관계의 정신생리, 정신면역학, 정신신체의학에서 유전자-모방성 문화정보-문화의 역할, 정신신체의학의 과거와 현재, 암환자의 정신사회적 문제와 치료에 대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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