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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의대·의전원생에게 남긴 메시지는?

이국종 교수가 의대·의전원생에게 남긴 메시지는?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1.06.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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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학회 학생캠프서 ‘외상과 나’ 주제 강연
“의사도 환자도, 힘들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이국종 교수
석해균 선장을 살린 의사, 이국종 교수(아주의대)가 학생들 앞에 섰다.

지난달 28~29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대한외과학회 학생캠프에서 연자로 나선 그는 ‘외상과 나’라는, 주최 측이 부탁한 강연제목을 두고 “이걸 보고 떠오르는 게 뭐냐”는 질문을 대뜸 던졌다.

은행 부채가 떠오르지 않냐며 자조적 농담을 하는 이 교수. 이어 피 묻은 칼 사진을 보여주면서 “우리(외과의사)는 칼을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시작부터 달랐던 이국종 교수의 30여분에 걸친 강연은 외상외과라는 분야를 선택한 젊은 의사의 처절한 자기고백이자 한편의 모노드라마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도 어떤 때는 모든 것을 다 놔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을 때가 있어요. 그러나 의사나 환자나,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쉽기 포기해선 안 됩니다. 수술은 작전과 비슷해요. 살짝 치고 나갈 건지, 빠질 건지 계획을 세워서 움직이는 거죠.”

보기만 해도 ‘상태가 심히 나빠 보이는’ 환자들의 사진이 시종일관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내장이 튀어나와 터질 듯 부풀어 오르거나 칼이 그대로 꽂혀 있는 복부 사진 등.

이국종 교수가 얘기하는 외상외과의 장점은 결과가 정직하다는 것이다. 완치된 듯 하다가도 수년 내 재발하곤 하는 암환자와는 달리 ‘일단’ 환자를 살려서 내보내면 생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암은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재발할 수 있지만 외상외과는 다릅니다. 수술방에서 살려 나가려면 뿜어져 나오는 피를 막아야 하는데, 이것만 성공하면 웬만해선 뒤통수를 치지 않아요. 시간을 버티고 버티다 보면 환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단, 참을성이 있어야 해요.”

최근 열악한 국내 응급의료 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외상외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인정받게 됐지만 이 교수는 자신을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외과의사가 됐을 때 물러서지 말라”는 고언을 남겼다.

“정말 죽을 것 같은 환자도 살려서 중환자실로 보내면, 배신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있는 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면 불가능한 일도 이룰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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