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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9 09:00 (월)
의협 총회서 공로패 받은 고 김병익 교수 누구?

의협 총회서 공로패 받은 고 김병익 교수 누구?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1.04.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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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건보 재정위기 원인 '건보 통합·의약분업' 영향 분석
국고지원 늘리고, 주세·교통주행세 등 목적세 부과 해결책 제시

▲ 제63차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 개회식에서 고 김병익 교수에게 공로패가 수여됐다. 고인의 부인 이청수 여사가 경만호 의협 회장으로부터 대신 상을 받았다.
건강보험 재정 위기문제가 다시 대두되면서 10년 전 건보재정 위기 당시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한 방안이 제시했던 고 김병익 성균관의대 교수(사회의학교실)의 재정위기의 원인 분석과 건전화 방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제63차 대한의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공로패를 받은 고 김병익 교수는 당시 고령화와 장기적인 경제 침체 등으로 복지정책에 일대 개혁이 불기 시작한 유럽을 비롯한 세계의 정세 변화에 일찍 눈을 떴다. 김 교수는 의료분야에서 민영화·분권화·경쟁 논리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당시 정권이 추진한 의료보험 통합은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보험재정의 불안정을 초래한다며 비판했다. 재정안정화 대책을 미리 준비하지 않은 채 강행한 의약분업제도에 대해서도 정부 실책을 지적했다. 의약분업 시행으로 지출이 급증했음에도 보험료를 적기에 적정수준으로 인상하지 못한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김 교수는 의료보험 통합을 유보하고, 자영업자 소득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조세정의를 먼저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고지원 확대와 담배소비세·주세·교통주행세 등 건강을 해치는 상품에 소비세 부과도 제안했다. 근로소득 이외에 원천 징수되는 소득에도 건강보험료를 징수하고, 특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에도 보험료 징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적자는 1조 3000억원 규모. 보건복지부는 올해에도 5130억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3일 열린 2011년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해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수입 확충과 함께 약제비 지출 절감·과잉진료 억제 등 지출 효율화 방안이 논의됐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의 근본 원인인 비효율적인 의료체계를 바로잡겠다며 고액재산 보유자 피부양자 제외·보험료 상한선 인상·약국 행위료 조정·급여 대상 의약품 목록 재정비 등을 비롯해 약값 인하를 위한 전방위 리베이트 조사에 착수했다.

배준호 건강복지사회를여는모임 공동대표는 "향후 수년 내에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대규모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면서 고인의 선견지명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씁쓸함이 느껴진다"며 "의료인과 공단, 가입자 대표 등이 머리를 맞대고 슬기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 공동대표는 "의협이 뒤늦게 나마 김 교수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공로패까지 수여한데 대해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1978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1986년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의료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림의대 교수(1986∼1997년)와 성균관의대 교수(1997∼2003년)를 역임하는 동안 건강보험발전위원회·건강보험심의위원회 등에 참여해 의료정책 자문역할을 맡았으며, 건강복지사회를 여는 모임 창립을 주도하며 의료와 보험체계의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데 앞장섰다. 2003년 8월 18일 새벽 조깅 중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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