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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내·외적인것에 대한 두 가지 고찰

사물의 내·외적인것에 대한 두 가지 고찰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1.03.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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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승 작가의 개인전 'Unphotographable'

▶Folly(still) HD anamorphic video installation 4min 11sec 2010
27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 1층 두산갤러리에서 정희승 작가의 개인전 'Unphotographable'이 열린다.

이번 사진전은 크게 두 가지 모티브를 띄고 있다. 대본을 읽어가며 극중 인물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배우의 모습을 찍은 Reading 연작, 사물이 외부의 조건들과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담은 정물 사진 Still Life 연작이 그것이다.

작가 정희승의 이번 작품 컨셉은 사진 속 대상이 내·외적 조건들과 관계를 맺으며 만드는 상태 중 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에 있다. 그 순간은 변화하는 조건들의 유동적 관계 속에서 정지된 한 순간이며, 그 변화의 내용을 설명할 수 없는 하나의 표면, 징후로서만 존재할 뿐인 그 찰나이다.

그래서 작가의 사진 속에는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정의하려는 의도가 담겨있지 않다. 단지 변화하는 상태의 매 순간을 정지시키고, 그 중 특정한 상태를 선택하고 시각화하려는 작가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Reading 연작에서 작가는 배우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이성과 감정 사이의 긴장감이 얼굴과 몸짓을 통해 드러나는 지점을 선택한다. 사진 속 배우는 대본을 읽는 과정에서 극중 인물에 대해 분석하고 이해하는 이성적 활동과 극중 인물에 자신을 동화시키고 내면화하는 감성적 활동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은 서로 균형을 이루기보다, 매 순간 불안정한 긴장 상태를 형성한다.

▶Curves(Triptych)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각 135×180cm_2010
반면, 배우 내면에서 벌어졌던 긴장상태가 정물사진 Still Life에서는 대상(사물)의 외부로 옮겨진다. 사물들은 정지된 그 순간이 지나가 버리면 위치 혹은 자세가 흩어져 버릴 듯 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 여기서 생겨나는 긴장감은 정지된 시간이라는 조건 속에서 바로 작가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진 표면 위에 고정된다.

이와 함께 전시된 작품 Spiral은 19세기 중반 크게 유행하였던 스테레오 스콥(Stereo Scope)이라는 광학장치를 이용한 작업이다. 스테레오 스콥은 사람의 눈 사이 거리만큼 떨어진 두 개의 렌즈로 찍은 미세하게 다른 두 장의 사진을 양쪽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장치다.

▶spiral, 2010, stereography in wooden stereoscopic viewr, 19x12cm(stereoscopic view 80x150x80cm)
이것을 통해 작가는 시각적 환영에 대한 오류를 보여주고자 했다. 영상작업 Folly는 웃는 연기를 하는 배우의 얼굴이 변화하는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그는 감정이 배제된 연기로서의 웃음이 대상 없는 거짓 웃음임과 동시에 웃음 그 자체를 위한 진정한 웃음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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