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임상연구센터 '우울증 환자 연구'…20대 남성 31.3% 최고
전태연 가톨릭의대 교수 "우울증 감춘 채 조기치료 안받기 때문"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의 21.4%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 임상연구센터(연구책임자 전태연 가톨릭의대 교수)는 '자살 시도 경험에 따른 한국 우울증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주제로 연구논문을 통해 2006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등록된 국내 우울증 환자자료(CRESCEND)를 분석했다. 우울증 환자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1183명의 환자 중 21.4%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 시도 경험은 평균 2.1∼2.7회로 조사됐다.
근거창출임상연구국가사업단(단장 허대석)의 임상연구지원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전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2세 이전 아동기에 가족의 사망·학대·폭력·강간·따돌림 등을 경험한 경우에 자살 시도가 1.7배 높았다. 불안·망상 등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3배 가량 자살 시도율이 치솟았다.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자살 시도가 2.1배 높았다.
연령대별 자살 시도율은 20대가 24.5%로 가장 높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 시도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남성의 자살 시도율은 31.3%로 최고조에 달했다. 여성은 30대가 22.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우울증 임상연구센터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살 시도율이 높고 치명도는 낮다는 외국의 기존 연구결과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울증 임상연구센터는 이같은 자살시도율은 미국의 STARD(Sequenced Treatment Alternative to Relieve Depression) 연구를 비롯한 외국의 연구결과(16.5%)에 비해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전태연 교수는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가 자살 시도율이 높은 것은 우울증을 감추고 조기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우울증 치료를 부끄러워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과 우울증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수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