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경만호 회장 "주치의 제도, 논의 자체 용납 안해"

경만호 회장 "주치의 제도, 논의 자체 용납 안해"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0.12.30 06: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도 '회원과의 대화' 차분함 속에 치러져
"한 목소리 내도 부족한 판국에 분열이 웬말"

▲ 29일 춘천시 강원도의사회관에서 열린 '경만호 의협회장-회원과의 대화'.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전국 시도를 순회하며 진행하는 '회원과의 대화'가 일정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행사 본연의 의미를 되찾아가고 있다.

29일 강원도의사회 소속 회원들과 가진 '회원과의 대화'는 일체의 시위나 고성없이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강원도의사회 임원 및 회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만남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성토 대신, 의료계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질의와 답변으로 채워졌다. 특히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선택의원제'에 대한 회원들의 우려와 의협의 대응 방안을 묻는 질의가 집중적으로 나왔다.

춘천시의 한 회원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선택의원제는 용어만 다를 뿐 전담의사제와 똑같은 것이 아닌가"라며 "현재 16개 시도의사회장은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고, 복지부는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회장은 "선택의원제와 주치의제도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못박고 "의협은 주치의제도를 논의하는 것 자체도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3차 의료기관으로 몰리는 경질환자를 1차의료기관으로 돌림으로써 국민 의료비를 경감하고 1차의료를 살리자는 것이 복지부의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현재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의협회장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시도의사회장들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선 강원도의사회장
1차의료 활성화 방안에 소요되는 재정 확보 가능성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 회원은 "정부는 결코 동네의원을 살리기 위해 추가 재정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3차 병원을 죽여 1차 의료를 살린다는 말인데, 이는 피해야할 상황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경 회장은 "중요한 것은 왜곡돼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아 전체 의료계의 기본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재정 문제는 보험료 인상, 담배값 인상 등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참석 회원들은 의협의 정책이 회원 개개인의 피부에 와닿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회원은 "여러가지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의협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 회원들에게 실익이 돌아오는 사업들도 따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EDI 청구 소프트웨어 개발, 의원급 의료기관 카드 수수료 인하 등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경 회장은 "청구소프트웨어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전 회원에게 무상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는 1차 의료 활성화 방안과 함께 묶어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공 전 강원도의사회장

경 회장은 "의협의 정책을 회원들이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의협과 회원간 소통의 문제에 기인한다"며 "현재 전국의 수백명의 회원들을 '의협 자문의사'로 두고 상시적인 자문을 받고 있으며,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며 회원들의 민원에 즉시 응대토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 회장은 자생단체인 '전국의사총연맹'을 의협의 정책 파트너로 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경 회장은 " 현재 전의총 대표가 본인을 고소·고발한 상태에서 지금 당장 그렇게 하기에는 껄끄러운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전의총이 진실로 의료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면 얼마든지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전의총 소속이라고 밝힌 한 여성 회원은 "전의총 회원들이 모두 악의적인 회원들은 아니다"라며 "의협이 (전의총과) 대화하는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강원도의사회 원로 회원들은 현재 의협이 처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지난 2000년 강원도의사회 의쟁투 위원장을 맡아 의권투쟁에 앞장섰던 김공 전 강원도의사회장은 "의협의 목소리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며 "하나로 뭉쳐도 어떻게 해나갈지 모르는 판국에 분열돼서야 돼겠나?"고 호소했다.

이날 회원과의 대화에 앞서 권오선 강원도의사회장은 "10년전의 경험과 교훈이 변화와 개혁으로 이어지는데 실패한 결과가 오늘날의 위기를 자초했다"며 "의협은 시시각각 벌어지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남두 강원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협 회장의 권위가 너무 떨어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우리 회원들이 회장의 권위를 지켜주지 않으면 의료계 밖에서 누가 의협을 존중하겠는가?"고 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