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5대 제약사 상반기 매출 결산
녹십자·대웅 '상승'…동아·유한·한미 '부진'

녹십자가 올해 상반기 4475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국내 제약회사들 가운데 1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1위를 고수했던 동아제약은 40여년간 이어온 아성이 무너져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동아제약은 4224억원으로 2위, 유한양행이 3315억원으로 3위, 대웅제약이 3287억원으로 4위, 한미약품이 3003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녹십자는 전년 상반기 대비 72．9%의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17．0%, 동아제약은 8．1%, 유한양행은 3．8%, 한미약품은 -2%의 매출을 기록했다．<표 참조>

녹십자를 제외한 굵직한 제약회사들의 부진은 정부의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을 비롯해, 쌍벌제 도입 등으로 국내 제약업계의 영업·마케팅활동이 많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반기 1위를 차지한 녹십자는 신종플루 특수에다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녹십자는 하반기에도 해외수출과 혈액제제·백신제제 등 전 부문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호조는 조만간 꺾일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동아제약은 비록 두자릿수 매출증가는 이뤄내지 못했지만 꾸준한 성장을 한다면 올해 9000억원의 총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올해 2분기 실적인 2213억원으로 분기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23% 증가했다． 판관비 감소도 이익 발생에 한 몫 했다．

동아제약은 스티렌·플라비톨·리피논 등이 선전했으며, 이는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 슈퍼항생제(DA-7218)의 미국 임상3상 실시 등도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도 올해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3．8%로 부진했다． 유한양행은 하반기 성장률이 높아질 경우 7000억원대 매출 달성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레바넥스가 기대만큼 선전하지 못하고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환율위기를 극복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호한 실적을 이어오다가 올해 1분기(3월 결산 기준) 매출 1728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한 것은 물론 새롭게 도입된 의약품 판매가 늘어나 외형이 커졌다．

또 대웅제약은 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다국적제약사의 일반의약품을 도입했으며, 판관비, 여비교통비, 복리후생비 등이 감소해 상대적으로 영업이익 등이 늘었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매출이 -2%로 감소하면서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특히 의원급 매출이 16．7%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쌍벌제 리베이트 문제와 관련 가장 큰 피해를 봤으며, 하반기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약품은 1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중이지만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려 성장률 둔화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한미약품은 R&D 투자비용을 늘리고 있다．

<표> 국내 5대 제약사 1분기, 2분기 실적

이정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