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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여러분 죄송합니다"

"회원 여러분 죄송합니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0.06.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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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만호 회장 대회원 사과…"최선 다해 회무에 전력하겠다" 밝혀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17일 '회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의료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부당한 법안을 저지하는데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다"면서 "회원 여러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드리지 못해 송구하기 이를 데 없다"고 사과했다.

"쌍벌제 법안 통과가 됐다고 해서 그저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심기일전의 각오를 밝힌 경 회장은 "회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전문가 검토를 충분히 받아 협회의 입장이 의료법 시행규칙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회원들의 여론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 회장은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리베이트 쌍벌제가 왜 잘못된 선택이었는지 정부와 국회로 하여금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며 "의료계의 협조없이 건강보험도, 의료공급도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압박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쌍벌제로 잃은 것이 컸지만, 당장 눈앞에 닥쳐있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불합리한 제도 개선, 수가 현실화 등 현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경 회장은 지난 5월 13일 '한국의료살리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15개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한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협에 대화를 제의, 10년 만에 의·정 간담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는 국민을 위한 의료시스템 전면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 30년 평가 및 의약분업 10년 평가 ▲의료공급자 및 소비자의 자율선택권 보장을 요구했다.

붕괴하는 1차의료 활성화 대책으로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약가제도 개선 ▲1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수가항목 신설 ▲ 의사인력 적정 수급 대책 마련 ▲기본진료료 요양기관종별 차별 폐지 ▲의원 종별가산율 상향 조정(15%→20%) ▲건강보험 국고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불공정한 법·제도 개선을 위해 ▲원외처방약제비 환수법안 철회 ▲차등수가제 완전 폐지 ▲임의비급여 제도 개선 ▲현행 공정경쟁규약 폐지 ▲굴욕적인 과징금 제도 개선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폐지를 내세웠다.

의·정 간담회에서 복지부 장관은 총액계약제와 성분명처방에 대해 계획이 없음을 밝히는 한편, 건강보험 30년과 의약분업 10년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료계 요구를 수용했다<본지 6월 14일자 1, 3면 보도 참조>.

경 회장은 "1차의료 강화를 위해 의·정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의미있는 결실"이라며 "구체적 정책대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1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추진협의체'를 이달 중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1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추진협의체에는 의료계·학계·시민단체·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 고사 위기에 놓인 1차의료를 정상화하고, 흔들리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단기 및 장기 방안을 마련,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1차의료의 위기문제에 대해 정부에서도 깊은 공감과 대안 제시의 의지가 뚜렷했다"고 의·정 간담회 분위기를 전한 경 회장은 "전 장관은 법 개정이 필요할 경우 정기국회 회기 중에 입법 추진하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고, 1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수가항목 신설과 건보 재정 절감을 통해 수가를 현실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우리 협회가 제시했던 대정부 요구사항의 상당 부분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의료 패러다임 뒤바꿀 법안들 이번 임시국회 논의

경 회장은 "6월 임시국회에서는 의사의 소신진료를 가로막는 원외처방약제비 환수법안의 재상정을 비롯해 원격의료 관련법·건강관리서비스법안·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등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뒤바꿀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며 "대국회 활동에 전열을 가다듬어 혼신을 다해 다시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 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의협 회무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시도, 시군구 및 각 직역 임원을 대상으로 '대한의사협회 자문단'을 본격 가동했다고 밝혔다. 의협 자문단에는 매주 상임이사회 자료를 비롯해 의료계 현안에 대한 자료를 송부, 민의를 정확히 파악해 회무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수가 개선 노력 하나씩 결실"

경 회장은 위기에 놓인 의료기관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수가 현실화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경 회장은 "자연분만 수가 50% 인상이라는 희소식이 있었던 반면에 병리과 수가가 15.6% 인하되는 타격이 있었다"며 "13개 병리조직검사에 부여된 상대가치점수가 과학적 근거 없이 훼손된 것에 대해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병리과 수가 인하의 근본원인은 빈약한 건강보험 재정과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한 경 회장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국고지원 누적 미지급액이 3조 6000억원에 육박한다"면서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해 법으로 정해 놓은 국고지원 금액을 투입하도록 집요하게 요구하고 압력을 행사해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올해 환산지수 결정(3%)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투입액은 1805억원 가량. 여기에 오는 7월부터 야간 시간대 진찰료는 차등수가제에서 제외, 의원급에만 400억원 가량의 수가인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자연분만 수가 50% 가산에 따라 570억이 늘어났다. 상반기 수가조정으로 인한 총순증액은 1126억원에 이르며, 이중 의원급에만 730억원의 재정이 늘어났다.

경 회장은 "수가 현실화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일부에서 폄하하듯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이 아니냐는 우려 어린 시각을 불식시킬만한 분명한 성과"라며 하반기에는 1차의료 의 회생과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감사 재심청구 포기 "해결 기회 잃어"

경 회장은 선거제도와 감사 문제로 내부 갈등과 분열이 발생한데 대해 "집행부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경 회장은 "협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 총회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보건복지부에 정관 승인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관변경 건이 승인된 이상, 회장선출방식을 둘러싼 의료계의 내부혼란을 종식시키고, 하루도 지체할 수 없는 당면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회원들의 단합을 요청했다.

이원보 회원에 대한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결정에 대해 경 회장은 "윤리위와 이원보 감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심청구까지 하며 노력했으나, 이원보 감사가 재심청구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해결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경 회장은 "윤리위는 의협 내 사법부의 역할을 하는 기구"라며 "의협 회원 그 누구도 윤리위 앞에서 만큼은 평등하고, 제 자신도 일부 회원의 제소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리위의 결정을 법으로 여기고, 회원 모두가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집행부 믿고 동반자 돼 달라"

경 회장은 "의사만 옥죄는 저수가 정책으로 1차 의료기관은 고사 직전이고, 잘못된 의약분업과 약가정책으로 건강보험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건강보험 제도의 붕괴와 함께 의료공급 자체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회원 여러분이 소신진료를 할 수 있고, 의사로서 자존심과 긍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의료제도의 획기적인 개선을 강력히 촉구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비록 험하고 고된 여정이 될지라도 10만 회원 여러분이 계시기에 자신이 있다"고 밝힌 경 회장은 "부디 집행부를 믿고, 든든한 동반자가 돼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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