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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만 고치는 줄 알았던 위절제술 '당뇨병'도 치료

비만만 고치는 줄 알았던 위절제술 '당뇨병'도 치료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0.04.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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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열 순천향의대 교수팀, 한국형 당뇨에 '축소위우회술' 소개

위를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로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소개됐다.

허경열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병원 외과)팀은 최근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한국형 당뇨병환자(2형·마른당뇨) 10명에 대한 축소위우회술 당뇨치료 6개월 추적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은 체질량지수 30㎞/㎡이하의 마른편의 2형 당뇨병 환자로 이 가운데 체질량지수 25㎏/㎡이하의 환자도 2명 포함돼 있다.

수술 전 평균 체질량지수는 26.4㎏/㎡ 였고, 평균 당화혈색소는 9.8%로 고혈당이 조절되지 않고 있던 환자들이었으나 6개월 이후 당화혈색소는 평균 6.5%로 10명 가운데 7명이 7% 이하로(최저 5.5%) 떨어지는 효과를 보였다.

허 교수는 "나머지 3명의 환자 가운데 1명은 29세 여자로 당뇨수술 후 원치 않던 임신으로 임신성 당뇨의 영향이 있었으며 2명은 당뇨수술 후 정형외과적 문제로 수술을 시행받았거나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다량 복용해 발생한 스테로이드당뇨가 원인으로 혈당의 정상화가 지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3명 모두 8% 이하의 당화혈색소를 유지하고 있어 문제가 해결되면 곧 고혈당증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모든 환자는 수술 다음날 식이를 시행했고 3~4일 후 퇴원이 가능했으나 외국이나 제주도에서 온 환자의 경우는 실밥 제거 후 7일째 퇴원했다.

이같은 결과는 모든 환자에서 수술 직후부터 당뇨병치료제나 인슐린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수술의 단독효과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서양과 달리 대부분의 당뇨병환자가 체질량지수 30 이하의 마른 환자인 국내의 경우 큰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순천향대병원 당뇨수술센터는 모두 35명의 2형 당뇨병환자에 대한 축소위우회술을 시행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33명)이 체질량지수 30㎏/㎡ 이하였으며 수술 후 다시 혈당상승(재발)이 확인된 환자는 없고 인슐린·경구혈당강하제 없이 꾸준히 정상혈당으로 호전되고 있는 상태로 계속 경과를 추적하고 있다.

주로 아시아권에서 시행되는 축소위우회술은 위장을 길게 성형해 하복부의 소장에 연결, 상부장관을 우회시키는 방법으로 기존의 소장을 상부의 위장으로 연결하는 술식에 비해 소장의 장간막이 짧은 동양인에게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다. 특히 수술이 간단한 만큼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적다.

한편 현재 타이완의 리웨이제이 아시아태평양비만대사수술학회장의 경우 이 시술을 1000례 이상 시행해 뛰어난 결과를 보고하고 있으며 이미 정상체중의 2형당뇨 환자에게 축소위우회술을 적용해 1년 이상 안정된 혈당조절 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

2003년 타이완을 방문해 리웨이제이 회장과 인연을 맺은 후 수술결과를 공유하며 당뇨수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허 교수는 올해 7월 발족하는 '아시아당뇨수술연구회(ADSS)'에 초청연자로 참석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허 교수는 축소위우회술에 대해 "2003년부터 고도비만 환자에게 적용해 14례의 수술을, 2009년부터는 변형된 술식으로 2형 당뇨에 적용해 35례를 수술하는 등 모두 49례의 경험을 통해 합병증이 없었던 안전한 수술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당뇨의 수술적 치료는 모든 환자에 시행될 수는 없으며 췌장기능이 있는 2형당뇨병, 안전한 마취가 가능한 신체적 문제가 없고, 내과적 치료에 실패하거나 적절치 않은 환자에서 시행해야 한다"며 "치료법의 장단점과 발생가능한 문제점을 충분히 이해한 후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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