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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등 젠더사이드 철폐 한국이 성공사례"

"낙태 등 젠더사이드 철폐 한국이 성공사례"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10.03.0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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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커버스토리 보도…높았던 남아비율 감소 기록한 첫 사례

낙태 등 '젠더사이드'를 커버스토리로 다룬 <이코노미스트>3월 4일자 표지.
남아선호사상으로 여아 대비 남아 비율이 훨씬 높은 중국과 인도 등의 성비율 왜곡 문제 해결에 한국이 성공적인 사례로 비춰지고 있다고 영국 주간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4일자 '젠더사이드'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인도의 아마르티아 센은 1990년 살인·낙태·방치 등으로 사라진 여아를 1억명으로 추산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젠더사이드'(Gendercide, 여성에 대한 조직적인 살해)는 성을 의미하는 'gender'와 살해를 뜻하는 'cide'를 결합한 합성어로 1985년 매리 앤 워렌이 저술한 책의 제목에서 따온 단어다.

이 잡지는 "한국의 여아 100명당 남아 비율은 1980년에 정상수준보다 약간 높은 수치에서 1990년 117명으로 올라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았으나 지금은 다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여아 100명 당 남아가 124명에 달하며, 거의 모든 대륙에 걸쳐 빈부·교육·종교와 상관없이 젠더사이드가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면서 한국의 사례를 들었다. 이 잡지는 "적어도 한 국가, 즉 한국은 남아선호사상을 뒤바꾸고 왜곡된 성비율을 줄였다"며 "한국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남아비율을 보고한 첫 국가이면서도 (왜곡된)성비율을 떨어뜨린 것도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국가보건 설문조사를 인용해 한국 여성들이 '꼭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느끼는 비율은 1985년 48%에서 2003년 17%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아선호사상의 의식적인 변화에서 실행으로 옮겨지기까지는 10년간의 시기적 격차가 있었고, 한국의 여아 100명당 남아 비율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 110명에서 100명 사이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잡지는 "이는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여성 교육 확대, 차별금지 소송, 성차별 관련 판결 등이 남아선호현상을 구시대적이고 불필요한 것으로 바꿨고, 한국이 부유해지면서 생긴 일"이라며 "소득이 한국의 4분의 1과 10분의 1에 불과한 중국이나 인도가 부유해질 때까지 기다리려면 오래 걸릴 것이지만 결국 남아선호가 없어지는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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