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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8 17:53 (일)
저혈당 없이 당뇨병을 치료하려면?

저혈당 없이 당뇨병을 치료하려면?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10.03.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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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P-4억제제, 체내 혈당에 따른 인슐린 분비 조절 가능"
[인터뷰]보 아렌 스웨덴 룬드의대 학장&김선우 전 대한당뇨병학회장

불과 2년전만해도 생소했던 'DPP-4억제제'가 출시 1년여만에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의협신문>은 일선 진료 의사들이 당뇨병 환자를 관리하고 치료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국내외 당뇨병 연구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한국노바티스가 주선했다.

*보 아렌 교수와 김선우 교수는?
보 아렌 교수는 1977년 룬드대학교 의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룬드대학교 의과대학장과 룬드대병원 내분비학과 임상 고문을 맡고 있다. 1992년부터 DPP-4억제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첫번째 DPP-4억제제 임상연구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인크레틴 호르몬 치료에 기반한 새로운 당뇨병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선우 교수는 1971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했으며, 2004년 대한당뇨병학회장을 역임했다. '가브스' 글로벌 임상연구의 책임연구자로 참여했으며, 현재 성균관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보 아렌 룬드의대 학장(왼쪽)과 김선우 전 대학당뇨병학회장

-DPP-4억제제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

보 아렌 교수(이하 아렌) : 당뇨병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슐린이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슐린이 너무 많이 공급되면 저혈당에 빠질 수 있다. DPP-4억제제는 인크레틴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DPP-4 효소를 차단하는 방식을 통해 생리학적으로 인슐린의 작용 과정을 구체적으로 타겟팅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한다. 이러한 작용은 체내 혈당 수준에 따라 일어나기 때문에 췌장섬세포 기능을 개선시켜 저혈당 위험을 줄여주고 추가적인 장기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브스(빌다글립틴)'의 경우 개발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약을 만들어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지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개발됐기 때문에 물질 테스트 과정에서 효과가 발견돼 개발된 기존 약제들과는 접근 방법에 차이가 있다.

김선우 교수(이하 김) : DPP-4억제제는 특히 서양인에서보다 동양인에서 좀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있는데, 실제로 사용해본 결과도 같다. 동양인들은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당뇨병 보다 베타세포 기능부전으로 인한 당뇨병이 더 지배적이라는 이론과 증거들이 있다. 특히 당뇨병 초기에 메트포르민과 병용투여했을 때 더욱 효과적이다.

-DPP-4억제제를 메트포르민과 병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렌 : 두 약제의 작용기전이 달라 상호 보완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하고 공복혈당을 떨어뜨리며, DPP-4억제제는 췌장섬세포에 작용하고 식후혈당을 떨어뜨리는데 효과적이다. DPP-4억제제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메트포르민과 병용했을 때 더 혈당을 잘 떨어뜨린다는 것이 연구 결과 증명됐다.

: 처음에는 신약의 효과를 평가하는 차원에서 단독으로 사용했지만, 원하는 목표까지 충분히 당화혈색소를 떨어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가브스와 메트포르민을 같이 쓰면 당화혈색소를 많게는 2~3% 낮출 수 있다.

-DPP-4억제제는 어떠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가?

아렌 : 나이와 체형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하다. 현재의 적응증은 메트포르민에 대한 내약성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메트포르민에 실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투여하도록 되어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부터 공격적으로 병용요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뇨병 환자의 첫 번째 치료제가 메트포르민이 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다음 단계로 고려해야 하는 약은 무엇인가?

아렌 : DPP-4억제제가 주요 2차약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치료제 보다 혈당 조절에 있어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타겟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설폰요소제(SU)는 치료 첫해 6개월까지는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5~10%에서 저혈당이 나타난다. 따라서 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하면 DPP-4억제제가 선호된다.

물론 현재로선 설폰요소제가 오랫동안 빈번하게 처방돼왔고, 여러 유형의 당뇨병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존의 패러다임이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존 약제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더라도 DPP-4억제제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나?

아렌 : 혈당 조절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다르다.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더라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당뇨병을 초기부터 공격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혈당 조절에 실패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혈당이 약간씩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DPP-4억제제와 같은 제3의 치료제의 추가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DPP-4억제제가 1차약제가 될 가능성은 없나?

아렌
: 이론적으로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메트포르민을 1차약제로 권고하고 있고, 가격 측면을 고려해볼 때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지금은 메트포르민과 병용투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DPP-4억제제의 내약성과 안전성은 어떤가?

아렌 : 현재까지 임상연구 결과 DPP-4억제제는 내약성과 안전성이 위약 대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부분의 임상시험들은 6개월~1년 동안 진행된 것이어서, 장기간의 감시 연구 결과가 이뤄져야 한다. 당뇨병 치료는 한 번 시작하면 5~10년 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다.

: 국내에서 부작용 때문에 약을 끊거나 쓰지 못한 경우는 거의 없다. 간이나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쓸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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