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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8 19:59 (일)
너 의사 맞아?

너 의사 맞아?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09.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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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광호 외 지음/에세이문학출판부 펴냄/1만 1000원

한 치의 실수와 순간의 방심을 허락하지 않는 의료현장을 지키면서도 짬짬이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의학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안식을 얻게 해준다는 점에서 문학과 맞닿아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까.

흔히 문학과 의학은 '고통에서 출발하고 치유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상통한다. 이 말은 원래 문학하는 사람들이 '의학이 주로 인간의 육체적 고통을 치유하는 데 반해 문학은 인간의 아픈 영혼을 어루만지는 내적 치유를 지향한다'며 둘 사이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지 않음을 말하기 위해 만든 말이다.

그러나 지금 이 말은 의학 분야에서 더 자주, 그리고 더 적절하게 사용된다. 의사 가운데 문학에 관심을 갖고 많은 시간을 들여가면서 직접 글쓰기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진료현장에서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한 그 무엇을 글쓰기를 통해 찾아 나가는 것일까?

의사작가 서른명의 수필집 <너 의사 맞아?>가 나왔다. 지난해 6월 수필가로 등단해 활동중인 회원 서른여명이 참여해 '한국의사수필가협회'를 창립한 후 만든 첫번째 작품집이다.

이 책에 소개된 서른명의 다른 모습, 다른 환경 속에서의 다른 삶에는 인간을 사랑하는 같은 마음이 담겨 있다. 의사로서 미처 내보이지 못했던 부끄러움과 미안함도 스며있다.

소소하지만 되풀이하지 말아야할 일들에 대한 고백과 마음 속 깊이 간직한 맹세도 순박하게 드러낸다. 대부분의 소재가 의사로서의 삶에 묻어난 편린이지만 그를 소개하는 글엔 숨겨져 있던 문재(文才)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저자들은 이 책이 동료 의사들이나 의대생에게 하나의 인문학 도서로서 그들이 지향하는 훌륭한 의사와 의학도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 환자나 가족에게는 의료인으로서의 애환과 고충에 대한 이해와 함께 따뜻한 눈길을 보내줄 것을 바란다.

이와함께 좀 더 많은 의사들이 수필가로 등단해 우리 의료인들의 내적 갈등과 고충, 그리고 보다 좋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인간적 고뇌를 사회에 알리는 일에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도 간절하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은 추천사에서 "의학은 인체와 생명현상에 관한 내용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이 학문을 실천하는 의료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의학을 연구하고 이를 의료현장에서 실천하는 의사는 다른 어느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넓고 깊은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의사들의 마음이다"고 말했다.

또 문학평론가 임헌영은 "어떤 경우든 문학을 통한 의학의 대중화와, 의학을 통한 수필문학 소재의 다양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를 계기로 의학과 문학이 보다 굳게 손잡음으로써 그 궁극의 이상인 인간 치유의 전망이 밝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두 여섯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펭귄의사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버지와 그늘 ▲명의의 실수 ▲세월이 남기고 간 자리 ▲마지막 남은 하루 등을 통해 작가들의 일과 사랑이 뛰어난 글솜씨와 함께 그대로 전해진다.

이 책 집필에 참여한 의사작가는 고대진·권경자·권준우·김두희·김범석·김애양·김재식·김종길·맹광호·박대환·박상곤·박영희·배동철·오세윤·오인동·유인철·윤주홍·이동민·이무일·이방헌·이정희·이종규·이중근·임만빈·장덕민·장원의·정경헌·조광현·허원주·황치일 등이다.

(☎02-747-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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