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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않고 보전하기

수술 않고 보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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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8.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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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희(서울 관악 김숙희산부인과의원)

초기 갑상선암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한국과 일본 의사들의 접근 방법이 다르다는 기사가 있었다.

한국의사들은 크기가 작아도 조직 검사에서 암으로 판정이 되면 갑상선 제거술을 권하고, 일본 의사들은 갑상선암의 진행이 느리기 때문에 암의 크기가 커지는지 확인하면서 지켜보자고 한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환자의 예를 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의하면 1999년 한 해 신규 갑상선암 환자가 2751명이던 것이 2007년에는 1만 4724명으로 5.4배 뛰었다고 한다.

갑상선암 발생 자체가 늘었다기보다는 최근 초음파 검사가 보급되면서 초기 갑상선암이 많이 발견되었으며 이들 환자 거의 모두 갑상선절제수술을 받았고 결국은 수술과 치료비용이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암을 포함해 질병에 대한 치료나 접근 방법은 국민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의료비용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대하다 보면 우리나라 환자들은 지속 관찰하면서 수술해야 할 상황까지 버티기보다는 화끈하게 제거하는 근치 수술을 선호한다.

과거에는 은근과 끈기가 우리나라 국민성이라고 들었었는데 사회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갈수록 성급하고 참을성이 없어지는 것 같다.

의료분쟁과 관련한 국민성 또한 한 몫을 한다. 국회에서 배우고 노동계 투쟁에서 배운 것을 의료분쟁에도 적용, 치료와 수술 후에 불가항력적인 문제가 생겨도 의사들의 신분이 위협받고 있다. 법대로 하기보다는 병원 앞 시위는 물론 인터넷을 이용한 비방과 불법 점거 농성이 우선한다.

진행이 느린 암이라 해도 진단하고 지켜보다가 악화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의사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이러니 의사의 입장에서도 미리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하나는 의료비용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수술을 받으려면 우리나라 수술비용의 3배 이상이 든다. 어찌보면 초기에 근치 수술을 하면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하지 않게 되어 의사들은 고객을 잃게 된다. 반면에 환자들은 자신의 장기 하나가 없어지더라도 질병의 진전이나 재발 등의 공포심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최근에는 산부인과에서도 중년여성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궁근종이나 자궁경부 초기 암성 변화가 있을 때 자궁보존요법을 하는 것이 추세이다. 과거에 필자가 수련을 받을 때만해도 이런 경우 출산을 끝낸 여성이면 자궁적출술을 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었다.

모 대학 교수는 환자들 자궁에 조금만 이상 있어도 모두 제거를 해서 진찰만 받으면 빈궁마마가 된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 당시에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자궁근종을 포함한 양성 자궁질환의 경우 합병증이 심하지 않으면 자궁절제술을 하지 않고 70세 가까이 까지 끌다가 더 이상 산부인과 진찰이 필요 없을 때쯤 수술을 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고는 했다.

아마 비싼 수술비와 보험사의 감독도 영향이 있겠지만 여성의 자궁이 남아 있어야 산부인과 의사의 존재 가치가 있으므로 의사 입장에서는 탁월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암의 진전이 느린 초기 갑상선 암이나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질환은 근치수술보다는 계속 검사하면서 지켜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의사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하고 의사 환자간의 신뢰가 절대로 필요하다.

또한 여기에는 의사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도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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