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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교수의 자화자찬

외과교수의 자화자찬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08.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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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곤 지음/전남대학교출판부 펴냄/1만 5000원

'잘난 척'에 인색한 우리는 '자화자찬'에도 그렇다. 욕이나 혹평, 저주와 다르게 다른 이에게 심적으로 손해끼치는 일이 아닌 데도 인색하다. 오히려 자신감의 표현이고 사회생활에서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는 데도 그렇다.

'자화자찬'하는 김신곤 전남의대 교수(전남대병원 외과)의 두번째 에세이집 <외과교수의 자화자찬>이 나왔다. 첫번째 에세이집 <어느 외과교수의 연기장>에 이은 이 책에는 첫 에세이집에 빠진 글과 그동안 중앙·지역일간지와 동창회보·학회지·사보 등에 게재한 글이 모아져 있다.

의대와 군생활, 무의촌에서의 10년, 미국유학생활 7년, 교직생활 30년을 지나 이제 정년을 앞둔 노 교수의 지난 삶은 무엇을 얘기하고 있을까?

'일반에세이'·'시론을 쓰다'·'의료 칼럼'·'외과가 비인기과로 전락하다니'·'연기장은 이어지고'·'영어는 어려워'·'김신곤교수 엿보기' 등 일곱부분으로 나뉘어진 이 책은 단락마다 저자의 소신과 삶의 애환 가족간의 사랑이 곳곳에 묻어난다.

특히 외과의사로서 외과가 비인기과로 외면받는 현실에 대한 속내를 밝히는 글에서는 안타까움이 드러난다. 비현실적인 보험수가가 가장 큰 문제이지만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손을 놓고 있었던 의료계 내부의 자성도 촉구한다.

저자의 수련의 시절을 돌아보고 후학에게 외과의사로서의 기와 끼를 갖기를 당부하는 글에서는 외과학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느껴진다. 외과 수련의에 대한 근무여건 및 처우개선과 너무 긴 수련기간의 조정, 각종 수당 신설 등 각종 정책적 대안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대신한다.

연기장(年記帳)에 대한 소회도 눈에 띈다. 저자는 연초에 하례를 나누는 연하장을 대신해 저자가 지인에게 지난해 신변사를 중심으로 한해동안 일어난 일을 정리해 편지로 보낸다.

지난 해 미진했던 일, 잘했던 일, 감사했던 일, 고마웠던 일과 올 해 새롭게 예정하고 있는 일들과 꿈, 희망을 함께 실어 지인에게 알리고 행복을 나누는 일이다. 저자는 연기장이 기다려진다는 팬이 생기는 것에 감사하고 몇몇 지인이 연기장 보내기에 동참하는 것을 지켜보며 행복에 젖는다.

책의 마무리는 스스로 엿보기에서부터 시작하는 저자 엿보기다. 글쓴이도 다양하다. 부인·형·동생·매제·친구·제자·후배에서 며느리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곁에서 오랜시간을 함께 한 지인들의 정감어린 엿보기에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그들이 말하는 저자는 질곡많은 삶 속에서도 항상 여유를 잃지않고 배려와 사랑을 내보였던 사람이다.

책 마무리에 이르면 저자가 말하는 자화자찬의 의미가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삶 속에서 꺾이지 않는 의지를 다지고 신념을 세우는 것이고, 가족간에는 서로에게 칭찬과 독려가 되는 자화자찬 속에서 두터운 정을 느끼며 용기를 북돋워주고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노 교수의 마음이 담긴 진솔한 글을 통해 삶의 순박한 진리를 또 하나 얻는다

(☎ 062-530-0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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