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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차단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베타차단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9.07.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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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레트, 3세대약 강점 내세워 기존약과 차별화...딜라트렌은 '시큰둥'

그동안 부작용 많은 '올드 드럭' 이미지가 강했던 베타차단제가 기존 약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변화를 꾀한다. 주춤했던 관련 시장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 '네비레트'(네비볼롤)를 출시한 GSK는 3일 '베타차단제는 모두 같은 약인가?'를 주제로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간담회는 '네비레트는 기존 베타차단제와 다르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유규형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는 "베타차단제가 말초혈관 수축 등의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b-1을 선택적으로 차단할 경우 이러한 문제는 줄어든다"며 "일부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NICE/BHS, 2006)에서 베타차단제가 1차 약에서 제외됐는데, 이는 오래된 약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교수는 심부전에 대한 베타차단제의 효과에 주목했다.

유 교수는 "현재 심부전에 대해서 높은 수준의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약은 카베딜롤(딜라트렌)·비소프롤롤(콩코르)·메토프롤롤 서시네이트(푸로롤)·네비볼롤(네비레트) 등 네 개 뿐"이라며 "베타차단제가 심부전 치료에 기여한 부분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의 말에 따르면 네비레트의 임상적 가치가 높은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시장의 가치는 또다른 문제다. 이미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딜라트렌'의 아성이 만만찮은 까닭이다.

딜라트렌은 전체 베타차단제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이 6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단순히 시장 점유율만이 아니다. 네비레트가 내세우는 혈관 확장 효과 등의 특장점은 딜라트렌도 이미 강조해왔던 부분이다.

이때문에 양재호 GSK 네비레트PM은 "딜라트렌의 시장을 뺏어오겠다는 것보다는, (딜라트렌과) 같이 가면서 베타차단제 시장을 키운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최근 베타차단제 시장은 다소 주춤하지만, 우수한 b-1선택성과 혈관 확장 효과를 인정받은 약들을 중심으로 베타차단제에 대한 오해를 풀어간다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고 기대했다.

이같은 전략은 그동안 '기존 약과의 차별성'을 강조해왔던 딜라트렌의 마케팅 전략과 방향을 같이 해 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정작 종근당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종근당 관계자는 "같은 3세대 약이긴 하지만, 딜라트렌은 고혈압 외에도 협심증·심부전 등에 대한 폭넓은 적응증을 갖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로 고혈압치료제 쪽은 파이가 다소 커질 수는 있겠지만, 전체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네비레트는 고혈압과 만성 심부전에 대한 적응증을 갖고 있으며, 이중 만성 심부전의 경우는 안정형 심부전이 있는 70세 이상 노인 환자에서 보조치료요법으로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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