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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의사면허 못 따면 사람도 아니다"

"여기서 의사면허 못 따면 사람도 아니다"

  • 이석영 기자 lsy@kma.org
  • 승인 2009.06.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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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15억짜리 강의실 등 200억원 투자...SCI 논문 두 편 써야 교수 승진

▲'팀 중심 학습'을 위해 새로 만든 PBL 강의실 모습.

가톨릭대학교가 의대생 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교육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시설 투자에 수 백억원을 쏟아 부었다. 공부 안하는 교수들은 퇴출되는 분위기다.

올해 첫 신입생을 선발한 가톨릭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최근 의대생 교육과정을 임상실습 위주의 통합교육으로 전환하고 ▲시뮬레이션 교육 ▲문제중심 학습 ▲팀 중심 학습으로 개편했다.

통합교육은 기존 내과·외과 등 분야별 과목에서 '소화기'라는 통합 과목을 개설, 이에 관련된 생리학·생화학 등 기초과목 부터 내과·소아과·방사선과 등 관련되 모든 교실이 참여하는 방식. 이를 위해 이전의 주임교수 대신 '책임교수' 제도를 도입해 각 교육과정에 대한 기획·운영·평가 업무를 총괄토록 했다. 일부 주임교수들의 반발도 있지만 학교측은 개의치 않는다.

통합교육은 문제중심 학습(PBL, Problem-Based Learning)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습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이 교육방식은 학생의 참여도와 논리적 근거, 사고 과정에 중심을 둔다. PBL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팀 중심 학습을 도입했다.

8명씩 조를 이뤄 한 테이블에 앉아 개인별로 지급된 노트북으로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수간에 질의응답, 토론을 벌인다. 학생이 발표를 위해 마이크를 잡으면 강의실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해당 학생의 얼굴이 자동으로 비춰진다. 각종 첨단 교육 시설을 갖춘 PBL 강의실 하나를 만드는데만 15억원이 투입됐다.

올 3월 문열 연 'START의학시뮬레이션 센터'는 학생들의 임상수행능력을 향상시키위한 시설이 집약돼 있다. 표준화환자를 이용한 가상 시나리오 교육이 이 곳에서 이뤄진다. 24시간 열람 가능한 1200평 규모의 의학 도서관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숙박시설, 헬스장, 동아리실도 갖추고 있다. 오로지 학생을 위한 교육·연구·복지 공간이다. 지하 2층, 지상 14층, 연면적 8천여평의 센터 건립에 200억원이 소요됐다.

이 정도면 '가톨릭대학에서 의사국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만도 하다.

▲학생들이 표준화환자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교육을 받고 있다.


SCI 논문 두 편 써야 교수 승진

교원의 역량과 연구능력 제고를 위한 파격적인 변화도 시도되고 있다. 교원공채와 주임교수 공모제가 대표적. '무늬만' 공채가 아니다. 4배수로 후보자를 뽑은 후 발표와 면접 등 4단계 평가를 거쳐 최종 1명을 선발한다. 과정이 엄격하다보니 올해 102명 공채 계획이었으나 23명 밖에 선발하지 못했다.

특히 공채 심사위원회 9명 중 교내 교수는 4명밖에 없고 나머지는 교외 인사와 법인 소속 위원으로 구성돼 있어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했다. '주임교수 말만 잘 들으면' 교수되던 시절이 가톨릭대학에서는 지나간 이야기가 된 것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주임교수 공모제는 가톨릭의대 교수사회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주임교수를 교내에서 뽑던 전통적인 관행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 교원들의 승진도 쉽지 않다.'삼진 아웃'제도를 도입, 승진 조건을 채우지 못해 3회 유보되면 '면직'이다. 또 내년부터는 교수가 되려면 SCI 논문을 최소 2편 이상 발표해야 한다.

▲ 천명훈 가톨릭대 의학전문대학원 학장
천명훈 의대학장은 "이같은 시도들은 교원의 업무의욕과 경쟁심을 고취시켜 궁극적으로 학교의 발전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육부 '우수대학' 2년연속 지정

가톨릭의대의 이같은 변화의 노력은 이미 외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우수인력양성대학 교육역량강화 사업'지원 대학으로 2년 연속 뽑혀 올해 24억여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 가운데 5억5000만원을 투자해 추진하는 '의학프로페셔널 역량강화' 프로그램은 지난달 교과부가 주관한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컨설팅에서 '타 의과대학이 공유할만한 우수 사례'로 평가받기도 했다.

천 학장은 "우리 의대의 교육목표는 소명의식·역량·리더쉽 있는 의사의 양성"이라며 "의학지식 뿐만이 아니라 윤리의식과 역사의식 등을 갖춘 전인적 의료인 배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병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우수한 기초의학과 임상연구시설을 바탕으로 최고의 의료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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