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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9 09:00 (월)
정형외과 마취

정형외과 마취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05.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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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식 지음/여문각 펴냄/6만원

"수술이 대수입니까? 생명이 달린 마취가 문제입니다"
마취에 대한 환자나 보호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요즘 의료 현장에서는 마취과 의료진에게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마취는 불가피하게 인체의 생리기능을 침해해 일시적으로, 혹은 긴 시간 동안 기능을 억압하거나 역행시키는 행위다.대전제는 수술이 끝나면 반드시 환자의 상태를 세포수준까지 마취 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점이다.이 뿐만이 아니다.수술 이전부터 마취과 의사는 분주하다.환자를 방문해 수술 중 시행할 마취 방법과 효과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환자의 심신 상태를 점검하고 안정시킨다.수술 중에는 어떤 종류의 마취를 선택하든 수술을 위한 충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살아있는 사람을 죽은 사람과 비슷한 상태로 유지시키기도하고 어떤 경우에는 실제로 심장의 기능을 멈추기도 한다.

환자의 생명을 위한 제반조치를 확보해야 하는 마취과 의사에게는 아무리 건강한 환자라 할지라도 작은 방심이나 촌각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마취란 수술을 위한 통증을 없애는 단순한 수기가 아니라 생명유지를 관장하는 복합적인 과학이기 때문이다.

신양식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가 정형외과 마취 분야에 일가를 이뤄온 25년여의 경험과 기록을 정리해 <정형외과 마취>를 펴냈다.

국내에는 1960년부터 정형외과 전문의가 배출됐고 마취과 전문의제도는 1962년부터 시작됐다.마취과학 분야는 그 후 정형외과 마취를 비롯 세부전문화로 발전을 꾸준히 도모해 몇몇 전문분야는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학문적 성과를 내고 있다.이에 따른 결실로 세부전문 마취 분야의 교과서도 나오고 있다.

으레 마취과 의사는 외과나 정형외과 수술 마취를 자주 접한다.그렇기 때문에 두 분야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그러나 기시감(旣視感)의 다른 모습일까? 상황마다 새로울 수 있는 수술대 위의 긴장 속에서도 일반적인 텍스트나 그동안의 사례에 의지하기도 한다.당연시되거나 오도되는 것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취 전후 쉽게 빠질 수 있는 오류를 줄이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세세하게 지적한다.임상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정형외과 마취 분야 전반을 다룬다.덧붙여 수술실에서 쉽게 간과하다가 과실로 이어지는 것들에 대한 주의도 전한다.

단락별로 마련된 '귀띔' 코너에는 매년 전공의 교육을 통해 되풀이하다보니 중요한 팁이지만 넋두리가 되고 이젠 잔소리로 취급받는, 소소하지만 결코 놓치면 안되는 내용이 채워져 있다.

<정형외과 마취>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선정에도 신중을 기했다.대한의사협회에서 발행한 <필수의학용어집>(2009) 용례를 중심으로 진료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귀에 익은 용어를 선택했고, 세부전문 용어는 대한마취과학회에서 펴낸 <마취통증의학용어집>(2006)과 대한통증학회에서 펴낸 <통증의학용어집>(2004)을 따랐다.한글의학용어 선정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현실을 감안 용어의 영문표기를 병용했고, 색인표도 한글·영문 두가지로 만들었다.

모두 6부로 구성된 이 책의 주요내용은 ▲일반적 고려사항(환자의특징·색전증·마취의 선택·부위마취 준비·지혈대) ▲척추수술(경추·흉추·요추·측만증) ▲팔수술(어깨관절·윗팔·아랫팔) ▲다리수술(엉덩이골절·고관절·무릎관절·무릎관절 이하) ▲소아수술(소아부위마취·선천성기형·뇌성마비) ▲특수부문(외상·피판·악성종양 절제술·외래마취) 등이다.

책 들머리는 작고한 선친과 시골집을 홀로 지키시는 어머니, 그리고 평생을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의사로서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지켜준 아내에 대한 헌사(獻辭)로 연다.가슴 저린 글귀에는 저자가 이 책을 펴내며 간직한 마음이 담겨 있다.

정형외과 마취에 뜻을 둔 이들의 책상 한 켠에 이 책이 자리하기를 원하는 소박한 바람과 후학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이 한 데 어우러져 저자가 평생 일궈온 정형외과 마취가 학문적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02-362-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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