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뒷북친다' 비판에 식약청장 끝내 '눈물'

'뒷북친다' 비판에 식약청장 끝내 '눈물'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9.04.13 12:4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복지가족위, 석면 의약품 등 식약청 현안보고 받아
뒤늦은 대응·갈팡질팡 대처능력·부처간 협조 미비 집중 질타

석면 함유 탈크 파동과 관련 13일 오전 10시 국회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뒷북치는 행정을 맹렬히 비판하자 윤여표 청장이 "너무 나무라지 말아달라. 직원들이 밤새도록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울먹이다가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식약청장의 눈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보건복지가족위 위원들의 질의는 날카로웠다.

이날 '의약품 등 석면 관련 현안 보고'에서 식약청장은 "예방적 차원에서 대처를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들은 식약청의 뒤늦은 대응과, 갈팡질팡하는 대처능력을 가만두지 않았다. 또 관련부처와의 업무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그냥 놔두지 않았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5년전에 연구용역보고서에서 지적한 탈크 원료에 대한 재평가의 필요성을 꼼꼼하게 살폈으면 오늘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식약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또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식약청은 1122개 품목을 발효한 후 다음날 40개 품목을 줄이는 등 '이랬다 저랬다' 하고 있어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식약청이 왜 존재하는지 회의를 갖게 한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동국제약이 만든 인사돌에는 석면이 함유된 탈크원료가 없다는 광고가 나오고 있는데, 식약청 발표에서는 석면이 함유된 탈크원료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는데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 간다"며 "제대로 조사를 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국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탈크 원료를 이용해 완제의약품을 만들어 국내에 들여올 경우 이를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국내제약사와 마찬가지로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에 대해서도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형평에 맞다"고 따졌다.

변웅전 위원장도 "식약청의 행태를 보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국내제약사와 마찬가지로 다국적제약사에 대해서도 정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와 관련 윤여표 식약청장은 "인사돌의 경우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문제의 탈크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든 것이 확인됐으며,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에 대해서는 조사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탈크 원료를 얼마나 수입하고, 그것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의약품이 생산되었는지에 대한 위원들의 지적도 많았다.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은 "탈크 원료가 어떻게 수입되고 얼마나 많은 양이 국내에 들어왔는지, 그리고 국내 유통량·의약품 재고량·수러량 등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알지 못한다"며 "좀더 세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 담당자는 "수입업체의 정확한 수치와 양을 제대로 파악해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독성전문가인 식약청장이 정말 탈크에 석면이 함유된 것을 모르고 있었냐고 질의하면서 "KBS에서는 3월 27일 인터뷰 질의서를 보냈는데, 청장은 3월 30일 뒤늦게 알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따지자, 윤 청장은 울먹이면서 "나무라지만 말고 도와줬으면 한다. 너무 힘들다. 직원들 매일 밤새면서 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 청장의 눈물에도 불구하고 변웅전 위원장 및 위원들의 따가운 질의는 계속 이어졌다. 변 위원장은 "윤 청장의 흘린 눈물이 국민들에게 약이 되어 돌아왔으면 한다"며 "답변에 충실해줬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매년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하는데 이는 식약청의 구조적인 문제이고, 부처간 협력이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구조개혁이 필요하고 외국과의 연계를 통한 정보수집능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도 "화장품·의약품 뿐만 아니라 식품 및 건강식품에도 탈크 원료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적인 조사를 주장했다.

또 곽정숙 의원은 "병의원에도 탈크 원료가 공급되었는데, 이부분에 대해서는 발표가 없었다"며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위원들이 식약청이 너무 과장해서 의약품 판매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아닌지 집중 질의하자 윤 청장은 "미미한 위험성이 있다는 자문을 받았으며, 국민의 건강을 고려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