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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의료봉사, 그리고 우리의 미래

한센인 의료봉사, 그리고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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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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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현(서울보훈병원 안관전공 R4)
지난 2월 21일 한센인 의료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한센인 정착촌에서의 진료라 임하신 많은 선생님들이 기대와 걱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대한의사협회에 모이셔서 의협 회장, 상근부회장과 임두성 국회의원과 함께 발대식을 열고 진료 버스에 올랐습니다.

남양주 성생농원 건물 내 간이 진료장에 와주신 많은 한센인들을 진료하며, 생각보다 밝은 표정의 환자분들을 보고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여러 선생님들과 봉사자분들의 노고로 진료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 시절부터 네덜란드 식 의료민영화 체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굵직한 현안에 밀려 논의가 잠재된 감은 있으나, 지난해 뜨거웠던 인수위-관련부처 논의의 정도를 볼 때 언제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 제도의 근간이 되는 제3자 지불방식, 즉 의료의 공급자(의사)와 환자 사이에 건강보험과 급여의 형식으로 끼어든 정부의 역할은 항상 의문의 대상입니다.

한편으로는 건강불평등을 외치며, 건강권의 회복을 내세우지만, 재정지원에 있어서는 OECD 하위권이며, 건강보험은 흑자 전환되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심사의 칼을 휘두르며 공급자를 압박하고, 수가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는 식의 정부의 행태가 과연 신뢰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도덕적 해이는 차치하고라도, 시시때때 언론플레이를 통해 의사의 도덕성 흠집 내기에 나서 의사와 국민의 관계를 이간질하는 방식은 이제 이력이 날 정도입니다.

성분명 처방, 선택분업, 의료일원화, DUR 등등 작금의 의료계를 둘러싼 많은 화두들이 결국 의료보험과 건강보장의 체계의 의미 있는 변화로 귀결될 수 있으면 합니다.

의료 선진국이라 칭하는 구미의 여러 나라들이 주별로 의사 스스로 보험급여의 심사와 평가,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이즈음에, 건보공단 이사장조차 작금의 의료체계가 다수 '의사의 희생'으로 가능한 것이라 밝히는 이때, 언젠가 의사 스스로 자신의 진료에 책임을 지고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을 기대해봅니다.

그러기 위해 의사와 대한의사협회의 권위가 재정립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의사협회의 위상이 강화되어 제3자 지불방식의 틀을 깨고, 빼앗긴 권리를 찾아오는 것과 의사 전체의 신뢰가 회복되는 일 중 어느 것이 우선시되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는 한센인 의료봉사 또한 이러한 신뢰 회복의 과정에 밀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여러 선생님들께서 좋은 자리 만들어주신 데 감사드리며, 금번의 대한의사협회 선거 또한 소탐대실과 사분오열의 장이 되기보다는 밝은 미래를 위한 신뢰의 초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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