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봉합 1주일도 안돼 인수 합병 소식에 내부 '당혹'
화이자의 와이어스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와이어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취임한 지 1년도 채 안 된 이승우 사장의 거취가 업계의 또다른 관심사다.
한국와이어스는 28일 오전 일부 직원들이 설 연휴에 이은 휴가를 떠난 가운데 관련 직원들은 회사로 출근해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지난 주 6개월 이상 끌어온 노사 갈등을 봉합하고 새출발을 다짐했던터라 이번 소식으로 인한 충격이 더욱 컸다는 후문이다.
회사 임원은 "본사에서도 극비리에 진행했던 일이라 한국 지사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회사 간판을 달고 있는 한은 과거와 같이 동일하게 일할 것이고, 맡은 바 책임과 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의 인수 합병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은 이승우 한국와이어스 사장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화이자와 와이어스의 제품군이 거의 중복되지 않아 대규모 인력 감원은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지난해 5월 취임한 이승우 사장과 이후 영입된 신규 임원들의 이동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
특히 그동안 사노피-아벤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굴지의 제약회사간 합병 절차가 동반자적 관계에서 진행된 데 비해, 이번 인수는 말 그대로 화이자가 와이어스를 사들이는 모양새를 띠고 있어 인수 합병 이후 와이어스 임원진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사장은 취임 당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어, 벌써부터 이 사장이 이미 커버린 공룡 기업 '화이자'로 들어가 부서장을 맡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화이자의 사장 직은 2004년부터 아멧 괵선 씨가 맡고 있으며, 최근부터는 일본·한국·호주·뉴질랜드의 특허만료의약품 총괄 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승우 사장은 1984년 존슨앤드존슨에서 제약 관련 업무를 시작한 이래 한국MSD 사장·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