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7:49 (금)
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지도 '완전 해독'

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지도 '완전 해독'

  • 이석영 기자 lsy@kma.org
  • 승인 2008.12.04 19:3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길여암당뇨연구소-국가생물자원정보센터 공동...세계 4번째 쾌거, 맞춤의학 시대 앞당겨

한국인 유전체(게놈)의 30억쌍 전체 염기서열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완전히 해독됐다. 인간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이 해독된 것은 세계에서 4번째다.

가천의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원장 김성진 박사)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센터장 박종화 박사)는 4일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인 유전체의 전체 염기서열 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김성진 원장 본인의 유전체가 이용됐다. 2007년 미국 크레이그 벤터 박사와 지난 4월 미국 제임스 왓슨 박사, 지난 11월 중국 양후안밍 박사에 이어 완전히 해독된 인간의 4번째 유전체가 된 셈이다.

▲ 김성진 가천의대 교수
이번에 공개된 김 원장의 유전체는 계통적으로 동양인 중에서도 중국인과 일본인이 나뉘어지는 곳에 분류됐다. 유전적 변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단일염기다형성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김성진 원장의 유전체는 제임스 왓슨 유전체와는 0.05%, 최근 발표된 중국인 유전체와는 0.04% 가량 차이를 보인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약 150만개의 새로운 단일염기다형성이 발견됐다.

김성진 원장은 "제임스 왓슨 역시 DNA 구조 해석으로 노벨상을 받은 이후 이렇게 빨리 학문이 진보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왓슨의 책을 읽고 연구에 인생을 바치게 된 내가 새로운 의학의 발전을 위해 DNA 서열을 공개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맞춤형 의학 및 신약 개발 전기 마련"

이번 연구는 한국인 표준유전체 구축을 위한 것으로 표준유전체는 앞으로 개인의 유전체 분석을 토대로 질병 관련 유전인자 등을 검색할 때 기준이 되는 것으로 유전의학, 맞춤의학, 예방의학 실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다.

현재 우리는 유전체에서 개인간 유전적 차이를 일으키는 단일염기다형성(SNP) 같은 변이를 찾을 때 미 국립보건원(NIH)에 저장돼 있는 서양인 표준유전체(reference genome)를 사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완성된 한국인 유전체 염기서열 지도가 한국인만의 유전적 특성 분석과 질병관련 유전인자 발굴 등에 기여하고 일반 대중의 개인 유전체 서열 해석을 통한 유전의학, 맞춤의학 실현을 앞당기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융기 연세의대 교수는 "한국인 유전체 염기서열 해석으로 맘춤형 질병 분자의학시대 개막은 물론 질병단백질 발굴과 신약 개발을 앞당길 전기를 마련했다"며 "사람마다 다른 특이 질병유전자의 존재 빈도나 질환 요인 유전자를 탐색, 질병 예측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상시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성공적으로 해독한 것은 인간게놈프로젝트(HGP)에 참여하지 못한 국가의 위상을 일시에 회복시킬 수 있는 쾌거"라고 덧붙였다.

환자 치료에 본격 적용하는 방법 구체화

과학자들은 앞으로 2~3년 내에 1인당 약 1000불 이내의 비용으로 유전체 서열해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회사는 2009년부터 5000불에 유전체 서열해독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유전체 서열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에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일부 선천성 질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질환은 유전자와 환경과의 오랜 상관관계를 통해 발생되며, 특정 질환에 더 취약한 유전자를 지닌 사람의 경우 일찍부터 예방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질병의 발생 자체를 예방하거나 또는 자신의 유전형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의 연구 성과를 환자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전체 서열 분석결과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유전자와 신체적 특징 또는 질병과 관련해 진행된 전세계 연구결과를 비교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 비만, 각종 암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연구물을 검증하는 대규모 임상연구가 필수다.

연구원은 이미 가천의대 길병원과 함께 단계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환자 치료에 본격화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김 원장의 DNA 서열을 지속적으로 해석, 참조 표준화함으로써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을 위한 맞춤의학 표준 인프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게놈리서치(Genome Research)' 특별판에 발표될 예정이며, 관련된 모든 자료와 정보는 한국인 표준유전체 프로젝트 홈페이지(www.koreagenome.org)에 공개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