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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리나라 의료영상 품질관리의 나아갈 길

시론 우리나라 의료영상 품질관리의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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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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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협(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장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상진단 장비와 기술도 급속히 발전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영상진단의 긍정적 역할은 검사장비·검사방법 및 영상 판독의 적정성을 전제로 가능하며, 적절치 못한 영상검사는 오히려 오진의 위험, 중복검사 및 이로 인한 불필요한 방사선피폭, 불필요한 의료비지출 등 국민보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선진 외국의 경우 영상진단검사에 대한 품질관리체계가 강화되고 있고, 방사선 피폭·영상검사법·영상화질의 품질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정되는 등 품질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의료영상품질관리란 검사장비·검사방법·판독을 포함한 모든 영상진단 과정의 포괄적인 관리를 의미하며 품질관리의 내용에는 장치성능관리·주기적 정도관리·팬텀영상과 임상영상의 화질관리·환자 안전관리, 그리고 해당 인력관리가 포함된다.

이러한 품질관리의 주체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물리학자·방사선사·장비기술자 등으로 구성된 품질관리 조직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단위 의료기관에서는 품질관리조직을 구성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의사는 전체 품질관리를 총괄·감독하고 방사선사를 비롯한 각 인력이 상호 협력하여 품질관리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 주요 영상진단장치인 CT·MRI·유방촬영에 대한 임상화질평가를 조사한 결과 영상화질의 심각한 문제점들이 발견됐는데, 이는 첫째 노후 중고 장비의 증가로 인한 영상품질 저하, 둘째 영상검사 수행자의 품질관리 전문성에 관한 인적관리 기준 미비, 셋째 영상검사의 사후 관리체계 부재로 인한 품질관리체계의 미흡함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었고, 영상검사에 대한 체계적 품질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2003년 1월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에 근거해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이 시행됨에 따라서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품질관리체계가 마련됐고, 규칙에 근거한 특수의료장비의 품질관리 검사사업을 수행하고 제반 의료영상 품질관리에 대한 체계적 교육 및 연구사업을 수행할 전문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2004년 의료영상품질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KIAMI)이 설립됐다.

'특수의료장비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라 복지부로부터 품질관리를 위탁받은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은 2005년부터 매년 서류검사와 3년마다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으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은 특수의료장비는 2005년 6.7%(3773대 중 253대), 2006년 11.9%(4084대 중 485대), 2007년 7.8%(4435대 중 348대)로 평균 8.8%에 이른다.

검사를 시작한 2005년에는 전체 대상 장비 4232대 중 검사를 신청하지 않거나 중도 포기한 장비가 제외되어 3773대의 장비만 검사받았다. 따라서 실질적인 부적합률은 6.7%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굙 그 사이 일부 검사기준이 강화된 점을 고려하면 특수의료장비의 품질관리가 진행됨에 따라 부적합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한 2005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장비 253대 중 수리·교정 후 재검사를 통해 적합으로 판정된 장비가 217대(86%)였다.

이는 의료영상품질관리사업이 불량 의료영상장비를 퇴출시키는 기능보다는, 관리부족으로 인한 불량 장비의 성능을 개선시켜 의료현장에 다시 복귀시키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의료영상품질관리원을 통한 지난 3년간의 체계적인 관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적절한 의료영상의 질을 유지하도록 했고, 비전문가에 의한 불량 의료영상의 양산을 막아 환자가 불필요한 중복검사를 받지 않도록 함으로써 의료비의 누수를 방지하고 의료재정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굙 또 이를 통해 부적절한 장비 및 불필요한 검사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와 같은 토대 위에 좀더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음의 두 가지에 힘쓰고자 한다.

첫째 특수의료장비에 속하는 고가장비뿐만 아니라 최근 국가암검진사업과 응급의료서비스사업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초음파촬영·투시 촬영·흉부X-선 촬영 장비들은 국민전체의 보건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잘못 시행될 때에 국민전체가 받을 수 있는 피해가 막대해 적절한 품질관리영역에 시급히 포함돼야 하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둘째 최소의 방사선 피폭으로 최적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의료영상표준검사지침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준검사지침이 마련됨으로써 각급 의료기관에서 시행되는 의료영상검사의 품질이 일정수준 이상 유지될 수 있을 것이고, 의료소비자인 국민은 어느 의료기관에서든 안심하고 의료영상검사를 받을 수 있다굙

의료영상검사의 품질관리체계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료단체·일선 의료기관·의료소비자 등의 이해와 협조는 물론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국민건강권 수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사업에는 국가 차원에서의 전략적·재정적 지원도 중요할 것이다. 한 단계 발전된 의료영상품질관리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국민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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