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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7 13:15 (토)
"저수가체계 바꿔야 한국의료 산다"

"저수가체계 바꿔야 한국의료 산다"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8.10.2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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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의협 회장 '건강과 의료 고위자과정' 특강
국민·의료 함께 살기 위해서는 단체계약제 도입해야 강조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이 현행 수가계약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주수호 의협 회장은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세미나실에서 열린 '건강과 의료 고위자과정'에 참석, 특강을 통해 "진정한 계약제는 어느 한 쪽이 계약에 합의를 하지 않았을 경우 계약이 성립하지 않아야 하지만 현행 수가계약제에서는 계약이 결렬되더라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고시하도록 되어 있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가를 결정할 수 있는 저부담·저수가체계가 계속되면서 의료계는 급여행위를 계속 늘리거나 비급여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회장은 "급여행위를 늘리는 의사들은 최소한 하루에 75명 이상을 진료해야 의료기관을 경영할 수 있고, 급여행위를 갖고 더 이상 의료기관을 유지할 수 없는 외과나 산부인과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돼 있는 필수진료과 의사들이 비급여가 많은 비만이나 피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것은 한국 의료의 재앙"이라고 말했다.

▲ 주수호 의협 회장이 '건강과 의료 고위자 과정'에 초청돼 특강을 하고 있다.

주 회장은 "전공의들이 필수진료 분야를 기피하다보니 매년 외과계열을 비롯한 3D과는 전공의 미달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3D과를 지원하는 의료인력이 사라지면 앞으로 10년 뒤에 맹장수술이나 심장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들이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주 회장은 "외과에서 수술 만으로 의료기관을 유지할 수 있고, 산부인과에서 분만을 받아 의료기관을 경영할 수 있도록 저수가·저급여 체계에서 적정수가·적정급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의료급여와 차상위계층은 정부가 의료보장을 책임지고, 건강보험은 자동차보험처럼 정부의 의료보장을 제외한 모든 국민은 건강보험에 가입하되,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종합보험을 도입해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커버할 수 있도록 현행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단체계약제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주 회장은 "담낭절제술 수가는 재료비를 제외하고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이나 똑같다며 현행 수가체계에서는 수술 후 회복도 빠르고 고통도 덜한 복강경수술을 받지 못하게 돼 있다"며 "종합보험을 통해 복강경수술을 커버해 주는 것이 국민의 입장에서는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단체계약제로 갈 경우 계약이 안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대해 주 회장은 "건강보험 진료를 하지 않고는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없는 구조속에서 계약을 거부하는 의료기관은 극히 드물 것"이라고 했다.

주 회장은 "미국의 경우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의사들의 주차장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의사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배려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전문가의 가치나 전문성을 폄훼하는 병든 사회의 모습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들이 직업적 자부심을 갖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한 의료왜곡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주 회장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을 주최한 '건강과 의료 고위자과정'은 2007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보공단 일산병원이 공동 개설한 고위자과정으로 지난 8월 21일부터 2기 과정을 개설했다. 건강과 의료 고위자과정은 ▲건강보장 등 보건관련정책을 홍보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선도적 역할 담당 ▲우리나라 건강보장 및 보건의료 정책의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시각 배양 ▲국민건강보험에 관한 최신동향 이해와 문제의식 고취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한 비전 제시하여 능동적 대처능력 배양 ▲보건 및 의료계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휴먼네트워크 형성 지원 등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에 열리는 건강과 의료 고위자과정은 이론 강의와 사례발표 및 토론을 통한 참여형 열린교육을 표방하고 있으며, 정부·산하기관 고위공직자와 보건의약계 고위 인사들의 상호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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