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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응급실 영상 전담시스템 만들자

시론 응급실 영상 전담시스템 만들자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6.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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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환준(서울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영상의학과 전문의)

전세계적으로 응급 의료 시스템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응급 의료에 대한 사회적 투자나 관련 학문의 발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수가 증가하고, 동시에 환자들이 요구하는 응급 진료의 수준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응급 환자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CT나 MR등의 영상검사들이 보편화되어 외상환자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응급환자의 진단과 치료방침의 결정에 영상의학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처치와 회복이 오래 걸리며 때로는 위험한 기존의 수술적 치료법을 대신해, 환자 몸에 최소한의 부담을 주는 각종 인터벤션 시술의 발달 덕분에, 영상의학은 진단뿐 아니라 응급환자의 치료까지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응급영상의학(Emergency Radiology)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만들어져 응급실에 특화된 영상의학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응급실에서 필요한 신속하고 정확한 영상판독에 대한 수요와 날로 높아지는 환자들의 진료 요구 수준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큰 병원에서는 독립된 응급영상의학 전담 전문의팀을 구성하기도 하고, 규모가 작은 병원에서는 인력이 부족한 야간에는 외부 원격판독 회사에 온라인으로 판독을 의뢰하는 야간 판독 의뢰 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한다.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신속한 판독이 응급환자의 처치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상당수의 병원에서는 기존 입원환자와 외래환자의 영상판독수요의 증가에 우선 대응하느라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응급판독서비스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야간 및 휴일의 응급실에서는 적정 수준의 영상의학과 서비스가 적절한 시점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응급실 진료 상황에 적절한 영상의학과 서비스를 위해 2004년부터 응급 영상의학 전담 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2006년부터는 새로운 응급실 전담 24시간 판독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3년차 영상의학과 전공의가 응급실내에 위치한 응급 판독실에서 24시간 교대로 상주하면서 기본적인 영상의학 서비스를 담당한다. 이들은 휴일이나 야간에 응급실에서 시행되는 모든 CT나 MR 영상의 예비 판독을 실시간으로 PACS에 입력한다. 작성된 예비 판독은 다음날 정규시간에 각 세부 분야를 전담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최종 판독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만약 예비 판독과 최종 판독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응급의학과 의사에서 즉시 알려주는 피드백(feedback)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도를 재점검한다. 휴일이나 야간에 전공의 수준에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판독이 생길 경우, 전문의 백업 시스템과 WEB-PACS를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의에게 항상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인터벤션 시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인터벤션 전문의에게 바로 연락하여 언제든지 응급시술이 가능하다.

이러한 응급실 전담 판독 시스템은 임상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응급진료의 수준을 높일 뿐 아니라, 치료방침의 신속한 결정을 가능케 해 응급실 환자의 진료흐름 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이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과 동일하지 않고, 풀어나가야 할 어려운 문제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앞으로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가 점차 중요해지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에 맞으면서도 효과적인 응급 영상의학 시스템을 만들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계속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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