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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연구' 중국에 발목잡힐라

'암 연구' 중국에 발목잡힐라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8.06.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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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14일 '암 정복 어디까지 왔나' 집중조명
국가 R&D역부족·국립암센터 "경영보다는 연구개발 전념해야"

▲ 이번 포럼을 준비한 이원로 백중앙의료원장은 매년 사회적 쟁점을 주제로 글로벌포럼을 열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암 연구와 기술개발 수준은 물론 산업기술력에서 중국에까지 뒤쳐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창민 국립암센터 암정복추진기획단장은 14일 그랜드 힐튼호텔 4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미래 치료의 패러다임 정립을 위한 백중앙의료원 글로벌 포럼-암 극복할 수 있다'에 참석,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미국·유럽·중국·한국의 암 연구분야 과학기술·연구개발 국제비교 자료를 공개했다.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 연구개발전략센터가 분석한 암 연구분야 국제비교 자료(2008년)에 따르면 한국은 발암 기술개발·암세포의 독성악성화기구 연구·암의 침윤 및 전이 기술개발 등에서 중국에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암의 면역요법·유전자치료·대체요법과 면역 및 코호트 해석기술 분야에서는 연구수준·기술개발수준·산업기술력 3분야 모두 중국에 한수 아래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단장은 중국에까지 발목이 잡히는 현실에 대해 연구비 절대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김 단장은 "미국의 경우 한 해 국가예산의 0.3% 수준인 4조 8000억원을 국립암연구소를 통해 암연구비로 투입하고 있으나 한국은 15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가 규모를 고려할 때 8000억원 정도의 국가 R&D 예산이 암연구에 투입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국인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극복하고, 미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열린 이날 글로벌 포럼에는 의료인·학계·제약업계 관계자 및 일반인 1100여명이 참석, 한국의 암정복 전략을 모색했다.

정현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센터)는 "암치료에 있어 표준치료는 '최소 치료'와 '하향평준화'를 의미한다"며 "최고의 치료효과를 얻기 위한 연구자 주도의 연구가 활성화되어 새로운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국립암센터의 경우 수익 논리에서 벗어나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암환자 진료를 놓고 일반병원과 경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인의 암 발생 경향이 위암·자궁경부암 등 후진국형에서 전립선암·유방암·대장암 등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는만큼 발생 유형의 변화에 맞는 검진체계와 더불어 재발암과 이차암에 대한 검진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가암관리정책과 행정의 실무를 맡고 있는 공인식 보건복지가족부 암정책과 보건사무관은 제1기 암정복 10개년 계획(1996∼2005년)은 국립암센터 설립·암관리법 제정·지역암센터 설치 등 국가 차원의 암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치중한 시기였고, 2기(2006∼2015년)에서는 3조 9000억원(복지부 2조 3250억원)을 투입해 1기에서 구축한 인프라를 이용해 암관리의 내실을 기하고, 암 검진 확대·말기암호스피스 육성·암 검진시설 확충·전문인력 양성·연구 강화·암 정보 및 홍보 강화 등 체계적인 암관리를 위한 내용을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 사무관은 2009년 국민건강검진기본법을 제정해 부실한 검진기관을 퇴출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요양기관 종별 가산제·상담 수가 신설·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안전망 기금 조성 등의 보완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선정적인 암 치료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언론인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회·전문가와 언제든 연결할 수 있는 핫라인을 제공함으로써 잘못된 보도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항종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외과)는 "진단법의 발달에 따라 조기발견이 이뤄지고, 전통적인 개복수술의 상당부분이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그러나 상당기간 동안  정확한 술기와 판단력, 정성을 지닌 외과의사를 지속적으로 배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발전하는 암의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열린 2부 포럼에서는 김철수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암센터)·박근칠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내과)·배상균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핵의학과)·조관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한진영 동아의대 교수(동아대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형우진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외과) 등이 참석, 암의 국내외 발생빈도와 사망률 변화·최신 암 진단 및 치료법·암 정복 가능성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원로 의료원장은 "암의 발생과 전이에 관련된 유전학적 정보가 늘어남에 따라 개인의 특성에 맞는 암 진단과 치료제 선택을 할 수 있는 맞춤치료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료원장은 "백중앙의료원은 앞으로도 글로벌 포럼을 열어 매년 사회적인 관심사로 부각되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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