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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짝 삘' 담긴 한국형 발라드 하나 만들어 볼랍니다

'뽕짝 삘' 담긴 한국형 발라드 하나 만들어 볼랍니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8.05.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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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원장(서울 송파 연세가정의학과)

음악을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곡을 만들고 음반까지 낸 의사가 있다.

음악을 사랑했던 뮤직키드 이동환. 산울림의 김창완과 이문세의 노래가 마냥 좋았다. 피아노를 시작으로 기타에 손을 댔다. 또래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온종일 기타를 치고 놀았다. 그룹 시카고의 'Dust in the wind'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쓰리핑거 주법을 익혀야 했다. 기타 좀 친다하는 친구들은 모두 그룹 레드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을 쳤다. 지미 페이지의 핑거링 연주에 얹히는 로버트 플랜트의 목소리는 예술이었다. 음악을 듣고 어설프게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음악성있어 보였던 친구놈이 자작곡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때까지 음악은 그냥 연주하는 것이었지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마디로 충격 먹었다. "우리같은 애들도 작곡할 수 있구나."

고등학교에 들어가고서야 첫 자작곡을 완성했다. 기분이 무척 좋았다. 이 원장(서울 송파 연세가정의학과)은 그때부터 음대를 가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성적이 문제였다. 성적이 너무 잘 나와서 문제였다. 불안정한 뮤지션의 길을 걷고 싶다는 말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의대를 진학했고 뮤지션의 길은 접었다. 후회는 없었지만 음악을 버릴 수 없었다. 의대생 시절 틈틈이 음악 활동을 병행했다. 학내 가요제에도 나가고 병원 찬송가그룹에서도 연주했다. 카페에서 노래도 하고 돈도 벌었다. 즐거웠다.

의대를 졸업하고 군대도 가고 개원도 했다. 한동안 음악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2004년 중학교 때 자작곡을 선뵈 충격을 줬던 그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음대를 나와 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던 그 친구는 다시한번 음악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오랫동안 잊고있었던 본능이 꿈틀댔다. 나이 마흔이 되기 전에 음반 한번 내보자 마음을 굳게 먹었다. 막상 마음은 그렇게 먹었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음악 환경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리듬감이 두드러진 흑인 음악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고 연주도 작곡도 컴퓨터를 이용해 하고 있었다. 일단 작곡과 관련된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히고 관련 기기들을 하나하나 사들였다. 화성학도 체계적으로 배우고 전문 뮤지션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모였고 프로젝트 음반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대다수가 20대 초반. 멤버 중 30대 후반 아저씨는 한명뿐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SF 뮤직'. 6개월에 걸쳐서 밤낮없이 만들었다. R&B와 랩이 주류였지만 아직도 한국형 발라드의 '뽕짝 삘'이 좋아 발라드 자작곡 3개를 넣었다. 철저히 아마추어적인 느낌으로 작업했다. 막상 음반이 나오고 나니 아쉬운 점도 많았다. 곡들간의 음악적 완성도가 들쭉날쭉하고 음질도 요즘 음반회사에서 낸 것에 비하면 썩 잘뽑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아쉬움은 남지만….

이 원장은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멋있는 발라드곡을 써서 기성 가수한테 주는 것과 개인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다. 개인 스튜디오는 음반을 제작하며 만난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음악적 열정으로 똘똘뭉친 예비스타들에게 음악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싶은 바람이다.

"작곡은 이론보다 '삘'입니다. 이 삘이 다하는 순간까지 멋진 발라드곡 하나 만들어 볼랍니다."

 

음반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작곡가가 대부분 음반 프로듀서를 맡아 전체적인 작업을 총괄한다. 먼저 작곡가는 자신이 만든 음악을 '가이드'라고 불리는 아마추어 가수에게 부르게 하고 1차 녹음을 뜬다. 가이드 가수는 가사없이 곡에 맞춰 흥얼흥얼거리기만 한다. 작사가는 가이드가수가 부른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만든다. 가사가 완성되면 다시 적당한 아마추어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게 해 '데모데이프'를 만든다. 작곡가는 이 데모테이프를 들고 음반을 내줄 음반사나, 곡을 사줄 기획사를 찾는다. 데모테이프를 산 기획사는 다시 베이스와 건반, 드럼 등을 이용해 곡을 녹음하고 가수 노래까지 입힌다. 음반엔지니어와 마스터링이라고 하는 작업을 마치면 음반은 최종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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