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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운드 '애스큘라' 기타리스트 문응주입니다

∼그룹사운드 '애스큘라' 기타리스트 문응주입니다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8.03.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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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응주(광주광역시 동구·문응주정형외과의원)

지난 2007년 5월 세계고관절학회가 열린 광주 신양파크호텔. 미국·일본·중국 등 세계 유수의 정형외과의사들의 눈길이 무대 위 그룹사운드에 쏠렸다. 공연에 나선 아티스트 모두 정형외과 의사였기 때문이다. '의학과 의술의 신'을 의미하는 그룹 '애스큘라(aescula)'가 일본 곡 '요코하마'를 연주하자 일본 참석자들의 눈에 놀라움이 교차했다. 이어 영화 '첨밀밀'에서 장만위와 리밍 사이에 흐르던 동명의 노래가 연주되자 중국 의사들이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미국 의사들은 너무 멋있다며 부러움 섞인 탄성을 터뜨렸다. 이날 전남의대 정형외과 출신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 애스큘라의 손님맞이 방식은 참석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줬다.

 

애스큘라의 전 단장이자 기타를 맡고 있는 문응주 원장(광주광역시 동구·문응주정형외과의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소중한 공연으로 2007년 9월 1일 전남의대 정형외과교실 탄생 50주년 기념 공연을 꼽았다. "동문들로 구성된 애스큘라가 전남대 대강당에서 수많은 동문과 가족·내외빈을 모시고 축하 음악회를 열어 역사적인 행사의 한 부분을 장식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보람되고 뿌듯했습니다."

애스큘라는 매년 10월 광주에서 열리는 충장로 축제에 3년 연속 초대받아 대형 무대에 올랐다. 문 원장의 병원을 찾은 수녀님들과의 친분이 쌓이면서 수녀원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는데, 젊은 수녀님들이 '캬~악' 소리를 내고 뒤에서 춤도 춰서 당황하기도 했단다.

"지난 2005년 성탄절 즈음에 화순전남대병원에서 '환자를 위한 음악회'가 있었는데 처음엔 긴장감과 호기심으로 가득 찼던 환자분들이 어느덧 편안해진 눈빛으로 팔에 주사를 꽂은 채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노래를 따라하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가 처음 기타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 누나의 기타로 동요나 가곡 선율을 흉내내면서부터다. "의대에 입학한 1971년 여름방학 때 미국 밴드 벤처스의 '파이프라인'을 엉덩이에 땀이 나도록 연습했지요. 본과 2학년 때는 친구들과 'BLACK CAT'이란 밴드를 결성해서 정기연주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애스큘라 멤버가 뭉치게 된 계기는 전남대 총장을 역임한 은사 노성만 교수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악기를 좋아하는 동문들이 모여 축하연을 좀 더 멋있게 장식해 보자고 의기투합하면서였다. "2004년 7월 선생님의 퇴임식장에서 첫 연주회를 열게 됐는데 당시 매우 좋아하시던 은사님과 내외빈들의 모습에서 연주회를 계속 이어갈 용기를 얻게 되었지요." 덕분에 이날 정년퇴임식은 슬픈 분위기가 아니라 박수치고 축하하는 자리가 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선율과 리듬을 흉내내보고 싶다는 것 자체가 딱딱해질 수밖에 없는  우리 직업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어려운 악보를 정복(?)한 뒤의 성취감 역시 짜릿하지요."

문 원장은 의약분업 당시 광주시의사회 총무이사를 맡아 궐기대회를 주도한 열혈남아이자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아내에게 수필집을 바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사진 촬영 솜씨도 프로급이다.

그는 뒤늦게 음악에 관심을 갖고자 하는 동료 의사들에게 "여가를 선용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것은 생활에 큰 활력소"라며 "쉽게 주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악기 중 하나가 바로 기타"라고 권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해서 기본적인 박자와 리듬을 지켜나가다 보면 어느덧 멋도 부려보게 되고 흥도 나옵니다. 연말쯤 간단한 콘서트를 목표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한팀을 만들어 보면 더욱 좋겠지요."

그룹사운드 애스큘라를 소개합니다

애스큘라 멤버들은 재능과 끼가 많다. 현 전남의대 정형외과 주임교수이면서 빈틈없는 오르간 연주를 선보이는 송은규 교수, 현 애스큘라 단장이면서 색소폰 연주로 팬클럽까지 갖고 있는 박일성 동아병원장, 매끄러운 사회와 부드러운 베이스 연주의 달인 윤택림 전남의대 교수가 있다. 또한 스마트한 외모에 어울리는 색소폰 연주자 전용범 원장(전용범정형외과의원), 전남대 보컬그룹 '로티스' 출신의 드러머 김명선 전남의대 교수, 신혼 재미에 빠진 멋쟁이 베이스 연주자 임근영 군의관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이밖에도 윤택림 교수의 배우자인 박혜은 원장(은혜가정의학과의원)과 아마추어를 뛰어넘는 가창력의 소유자 서창영 전공의가 찬조출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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