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사퇴압력...시민단체까지 가세
유시민 "임명돼도 일하기 쉽지 않을 것"
논문 중복게재, 미국 국적 자녀의 건강보험 부정수급, 부동산 임대수익 축소신고, 5공 정화사업 훈장 이력 등 온갖 도덕성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이 사면초가 위기에 처했다.
정치권의 사퇴 압박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시민단체까지 장관 교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건강연대와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50여 개 보건의료·노동·시민단체는 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 논란은 일부 사회복지단체들이 주장하듯 정치적 음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장관 후보자로서의 도덕성과 자질을 갖추지 못한 김 후보자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미석 수석에 대해서는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불안정 노동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논문 표절 의혹 또한 계속되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적 신뢰를 잃고, 정책 수행 자질과 능력면에서 부적격인 김 후보자와 박 수석의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두 사람에 대한 인사를 강행한다면 부도덕하고 무능한 정부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장관은 "이제와서 자진사퇴를 하더라도 이미 명예롭지 않다"면서 "물러나든가 장관에 임명돼서 업무능력을 입증해보임으로서 제기된 문제에 대한 정치적 사면을 구하든가 해야 할 텐데 둘 다 힘겨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너무 많은 도덕적 논란이 제기돼 이대로 장관으로 임명되면 보건복지부에 가서 영이 설까 걱정 된다"며 "보건복지부 전체의 위상이나 이미지가 실추되는 측면이 있어서 과연 직원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여서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 하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여권 일각에서는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여론을 고려할 때 '교체 불가'를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새 정부의 발목을 스스로 잡는 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대통령의 장관 임명 기간 마지막 날인 11일 이전에 어떤 결단이 내려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