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9 06:00 (월)
'우표수집' 전통·테마 최고봉에 오른 세계적 대가

'우표수집' 전통·테마 최고봉에 오른 세계적 대가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7.12.24 10:2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세영(나주종합병원 원장)

이번 호 백인백색에는 우표수집 분야에서 가히 세계 최고봉에 오른 인물을 소개한다. 세계우표전시회 '전통'과 '테마'  두 부문에서 대금상을 수상한 장세영 나주종합병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우표전시회에는 전통·테마·열린우취·현대우취 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가장 주목을 받는 부문이 바로 전통과 테마다. 여지껏 이 두 부문에서 세계우표전시회 대금상을 받은 사람은 장세영 원장과 독일의 한 수집가 등 단 두명에 불과하다. 장 원장은 또한 지난 1991년부터 세계우표전시회 심사위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2005년 전국우표전시회에서는 처음으로 제정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문적인 우표수집가들은 귀한 작품의 경우 보통 은행에 보관해두지만, 인터뷰 섭외 때 미리 부탁을 해둔 덕분에 몇몇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었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지난 2002년 세계우표전시회에서 대금상과 특별상을 받은 <대조선국과 대한제국 1884~1905>이다. "일제시대 때 이런 걸 갖고 있으면 사형 직전까지 가는 중벌에 처해졌기 때문에 현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죠. 그나마 남아있던 것도 해방 후 버려지거나 한국전쟁을 거치며 많이 소실됐죠."

우표수집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가 방학숙제로 우표를 냈는데, 흥미롭더군요. 또한 학원사에서 발간되는 <학생연감>에 소개된 우표 특집을 유심히 봤어요. 우표를 모으기 시작한 건 중학교 때부터였는데, 광주우체국 옆 명찰 파는 곳에서 우표를 같이 팔곤 해서 거기서 사모았죠. 당시 화폐개혁 이전이어서 10환짜리를 모아서 우표를 샀던 기억이 납니다. 좀 더 본격적으로 수집한 것은 1982년 완도에서 개원하면서 경제적으로 조금씩 여유가 생기게 되면서죠."

시대가 변하면서 우표를 모으는 방식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우표상에서 사던지 서울에서 누가 귀한 걸 사오면 같이 나누거나 교환했는데, 요즘에는 주로 경매 형태로 구매가 진행된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우표도 구매할 수 있다.

지난 1995년께 그의 우표수집품 중 하나를 친구가 TV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가지고 나간 적도 있다. 1896년 한성에서 대구로 가는 우편봉투였고, 감정가는 2200만원이 나왔다.

우표는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봉투에 붙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천지차이라고 한다. "1896년 한성에서 광주로 간 우표가 하나 있었어요. 당시 광주·전남 지역에 최초로 생긴 우체국은 나주우체국이었는데, 이 우표는 나주우체국이 아닌 다른 지역 우체국 도장이 찍혀 있었어요. 이는 동학운동으로 인해 농민들이 나주지역을 점령해서 다른 곳을 통해 배달됐음을 의미합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 우표는 봉투에서 떨어져 있어서 1~2만원 가치밖에 안 됐습니다. 그게 봉투에 붙어있었다면 억대 가치가 됐을 텐데 말이죠."

그는 우표 관련 인터넷 카페도 운영 중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우표와 취미'(http://cafe.daum.net/ebay) 시삽으로 활동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 회원은 2300여명 됩니다."

우표종류는 국내 3000종에 세계적으로 30만개 정도가 있다. "제 경우는 의학분야와 나비·말·등대·남극 등 10여가지를 주로 모았습니다. 의학우표도 종류가 매우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전염병 부문이 가장 많습니다."

미국 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지독한 우표수집 애호가였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당시 처칠·스탈린과의 얄타 회담에 참가할 때도 우표를 산더미처럼 가져가서 봤다고 한다.

우표수집에 관심있는 의사 회원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했다. "진료 도중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잠깐 짬을 내면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습니다. 저는 우표수집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죠. 취미로서 단점이라면 운동 부족이겠죠."

그는 "앞으로 외과와 관련된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며 "또한 금연·헌혈 및 에이즈 예방 등 계몽 위주의 작품을 만들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표수집은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진귀한 우표를 사두면 가치가 그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안전성 면에서 주식보다 낫고 수익률은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수익은 그림이 낫다고 한다. 선별해서 투자하면 우표도 좋은 투자처인 셈이다.

세계전시회 가운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콜렉션이 제일 크다. 하지만 한번 들어간 우표는 다시 세상빛을 못 보기 때문에 전문 수집가들 사이에선 '무덤'으로 통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