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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테니스계 거목…'팔방미인'

의사 테니스계 거목…'팔방미인'

  • 이석영 기자 lsy@kma.org
  • 승인 2007.11.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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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산(인제의대 교수·비뇨기과)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의사 테니스대회'.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의협신문과 한국의사테니스연맹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의사 테니스 동호인의 최대 축제로, 규모와 질 면에서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의사 테니스대회가 이만큼 성장한데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가장 큰 밑바탕이 됐지만, 특별히 이 사람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박석산 인제의대 교수(서울 백병원 비뇨기과), 전 의사테니스연맹 회장이 바로 그다.

 

하얀 '빽'이 멋져 보여 시작한 테니스

"내가 대학 다니던 70년대만 해도 테니스하는 친구들이 흰 셔츠에 하얀색 테니스가방을 메고 다니면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최고의 패션이었지요. 순전히 그게 멋져 보여서 시작했다니까요."

박 교수는 사실 연식 선수였던 부친의 영향을 적잖게 받았다. 85세의 나이에 지금도 매일 2~3시간씩 칠 정도로 테니스에 애정이 깊은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코트의 맛에 푹 빠져들었다. 단 한번도 레슨을 받아본 적 없는 본과 3학년때 첫 출전한 '전국 의과대학 테니스대회'에서 당당 3위의 성적을 거둔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3위에 오른 박 교수는 군대에 가면서 그야말로 '제대로' 테니스를 치게 된다.

"해군기지병원에 근무할 때 원스타·투스타 하는 장성들과 말로만 듣던 귀족 테니스란걸 쳐봤어요. 코트에 볼보이가 열명도 넘게 있더라니까요. 심지어 코트 밖에도 있었어요. 밖으로 튄 공 잡느라고. 어찌나 재밌던지."

박 교수는 별들의 운동 상대가 돼주면서, 한편으로는 테니스 특기로 군에 들어온 상비군과 열심히 쳤다. 정식으로 트레이닝 받은 테니스 선수들과 치다보니 실력이 부쩍 늘었다.

전국 규모의 의사 테니스대회 창설

인제의대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듬해인 1990년 '서울시 의사테니스회' 총무를 맡으며, 당시 회장이던 최형기 교수(연세의대)와 함께 전국 단위의 테니스대회를 구상했다. 2년간 지방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노력한 끝에 드디어 1992년 '한국의사테니스연맹'을 발족시키고, 같은 해 대망의 제1회 전국 의사 테니스대회를 개최했다.

"그 당시 시합방식은 이랬어요. 의협신문에 토너먼트 대진표가 나오면 서로서로 연락을 해서 알아서 치는 거지요. 이렇게 1년간 전국에서 시합을 거친 후에 연말쯤 서울에서 단체전 결승전을 치렀어요. 다들 바쁘니까 캄캄한 저녁때 아니면 해도 안뜬 새벽에 시합을 하는 경우가 허다했지요."

의사 테니스대회의 기틀을 마련한 박 교수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시 의사테니스회 회장, 같은 기간 동안 전국 의사 테니스대회장을 맡으며 전국 의사 테니스대회를 명실상부한 최고 권위의 대회로 성장시켰다.

박 교수 자신도 시합에 적극 나서, 첫 대회부터 현재까지 단식·복식 합쳐 3회의 우승과 2회의 준우승, 4회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잊지 못할 시합…전국 교수 테니스대회

10년 전인 1997년 '제6회 전국 교수 테니스대회'에 출전했다.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 중에 테니스 좀 친다는 사람들은 죄다 모이는 규모 큰 대회다. 우승컵을 국무총리가 수여할 정도.

"300명이 넘게 참가하는 토너먼트를 하루에 끝냈어요. 우승 하려면 8게임을 연달아 이겨야 하는 거지요. 보통 지구력으로는 안됩니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교수들 중에는 테니스를 전문으로 치는 체대 교수들도 많아서 실력 없으면 명함도 못내밀지요."

박 교수는 정재용 인제의대 교수(상계백병원 비뇨기과)와 호흡을 맞춰 첫 출전만에 우승을 따내 주위를 놀라게 하더니, 이듬해인 1998년과 2000년에도 연거푸 우승컵을 안았다. 모두 정 교수와 함께 영광을 나눴다. 동그랗게 생긴걸로 하는 운동이라면 뭐든지 자신있다는 박 교수. 탁구를 테니스 못지않게 치고, 당구는 400 수준, 골프도 싱글이다. 두뇌 스포츠인 바둑은 공인 아마 5단의 실력자. 최근에는 자전거에 입문해 열심히 패달질을 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박 교수는 선교활동에도 열성적이다. 그러나 의협 회원들 사이에선 언제나 '의사 테니스계의 거목'으로 기억될 것이다.

테니스 안전하게 치는법

"얼마전에 테니스 치다가 벽에 부딪혀서 부상을 당했는데, 6개월 이상 쉬어야 한다는 주치의 말을 안듣고 3주만에 또 시합 나갔다가 무릎 연골이 완전히 파열됐어요. 과욕은 금물이지요. 테니스는 꾸준히 치면 건강 유지에 최고에요. 설렁설렁 치면 소용없고 최소한 1주일에 2~3번은 쳐야돼요. 나이 쉰이 넘으면 심장검사도 꼭 받아보세요. 코트에서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사람도 봤어요. 어려서부터 운동한 사람은 괜찮은데 나이들어 갑자기 시작한 사람은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입니다. 테니스와는 별개로 기초 체력운동을 병행하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시합 나가기 전 1개월 정도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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