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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가 되고픈 여교수

해녀가 되고픈 여교수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7.10.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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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애(고려의대·안암병원 안과)

"첫 해외투어를 사이판으로 갔는데, 발 아래 수심 80m 부근에 상어가 보이더군요. 사람을 물지 않는 상어요. 바다 속에서 해룡이 서서 기어가는 것을 바로 앞에서 보면 정말 장관입니다."

스쿠버 다이빙 경력 10년을 넘긴 조윤애 고려의대 교수를 2일 안암병원 안과 외래에서 만났다. 꽉찬 수술 스케줄 중 한 시간을 겨우 빼 인터뷰에 응했지만 막상 스쿠버 다이빙 얘기가 나오자 어렸을 적 부산 영도에 살던 소녀로 되돌아간다.

"바다와 관련된 추억이 많아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오빠와 집 근처 빨간 등대에서 낚시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오빠가 잡은 복어를 제가 놔줬다가 혼난 적이 있죠. 오빠는 복어를 제게 건네면서 '잘 놔둬라'고 했다는데, 제 귀에는 분명 '잘 놔줘라'로 들렸거든요. 하하~"

조윤애 교수는 1990년대 초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쿠버 다이빙이 나오자 평소 배우고 싶던 마음에 무작정 대한수중협회로 전화를 걸었다. 스쿠버 다이빙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수중협회 산하 여러 단체가 있고, 인스클럽·산호수중 등 동호인 모임도 활발하다.

3일 정도 5m 깊이 수영장에서 스쿠버 다이빙의 기본 요령을 배우면 바다로 가서 첫 실전을 치루게 되는데, 이를 '오픈 워터'라고 부른다. 가끔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잡은 다슬기나 멍게 등으로 매운탕을 끓여 모닥불 앞에서 소주와 곁들이는 낭만파도 있다. 최근에는 환경 보존을 이유로 해산물을 잡지 못하게 하는 모임도 있단다.

스쿠버 다이빙의 경력은 산소통을 얼마나 소비했느냐로 따진다. 초보자는 숨을 빨리 쉬기 때문에 20~30분만에 산소통 1깡을 쓰는데 반해 전문가들은 50분까지 버틴다고 한다.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시기는 5월부터 11월까지다. "한달에 한두번 투어를 가게 되는데 20~30명이 동행하죠. 보통은 일요일 당일로 갔다오고, 1년에 한번 정도는 금요일에 출발해 일요일에 오는 1박 3일 코스를 선택합니다. 해외투어는 여름휴가 때 가게 되죠."

지난 1998년께에는 다른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동호인들과 백두산 천지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장백폭포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하는 뜻깊은 활동도 펼쳤다.

"나중에 정년퇴임하면 해녀수업을 받고 싶어요. 제주도에서 한달쯤? 미술대학에 진학해 그림을 배우고 싶기도 하구요. 어쨌든 앞으로도 항상 바다와 가까운 곳에 있고 싶네요."

스쿠버 다이빙이란?

스쿠버 다이빙은 스킨 스쿠버나 스노쿨링과 용어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스쿠버 다이빙은 산소통을 매고 수심 20~30m까지 들어가는 반면 스킨 스쿠버는 해녀들이 하는 것처럼 산소통 없이 10여미터까지 잠수하는 것을 말한다. 스노쿨링은 수면에 떠서 한다. 스쿠버 다이빙을 위해 초기 소요되는 비용은 옷과 부력기·게이지 등 기구 구입에 사용되는데 대략 골프 장비 구입액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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