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부터 시작된 연세의료원 노동조합의 파업이 20일을 넘기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입원 환자와 가족들은 "파업 때문에 죽어간다"며 하루 빨리 파업이 끝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싶어도 옴싹달싹 못하는 중병에 걸린 환자들과 가족들이 급기야 노조에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서를 냈다.
일부 환자들은 "생명을 볼모로 파업하고 있는 당신들이 탈레반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며 분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바람앞의 등불 같은 위태로운 목숨을 병원에 맡긴 환자들은 20일 넘게 임금 인상·비정규직의 정규직화·5인 이상 다인 병실 확대·간호등급 상향 조정 등을 요구하는 노조의 구호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환자의 생명과 불편을 담보로 20일 넘게 파업을 벌여야 할 만큼 노조에게 절박한 명분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연세의료원 노조원들의 평균임금은 연 4700만원 가량으로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인 병실의 비율도 높은 편이며,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의 비율도 결코 낮지 않다. 더욱이 다인 병실 확대·간호등급 상향 조정 등 의료공공성 강화 요구의 대부분은 정부의 의료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개별 병원이 실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사안이다.
살려달라는 환자의 절규를 외면할 정도로 의료공공성 강화가 절박하다면 정부에 공공의료 재정 확대를 요구하고,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 제한을 없애는데 동참하는 것이 먼저다.
원가에 못미치는 진료 수익 때문에 장례식장·편의점·주차비 등 부대사업으로 내 모는 모순된 의료정책엔 눈 감고 있다가 병원과 환자들에게 칼 끝을 겨눠서는 설득력이 없다.
하루 속히 환자 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