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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혈압약 '안전성' 논란

노바티스 혈압약 '안전성' 논란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7.07.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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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키렌+디오반 병용요법 효과 논문 발표
추가 혈압강하 효과 있으나 고칼륨혈증 문제 제기
저널 vs 연구자·제약사 논문 해석 놓고 의견 충돌

노바티스가 새로 개발한 고혈압약 알리스키렌과 이 회사의 또다른 고혈압약 디오반의 병용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구에서 병용요법은 각 약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보다 혈압을 더 많이 떨어뜨렸지만 고칼륨혈증 증가라는 안전성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논문이 실린 <란셋>지에 사설을 게재, 알리스키렌이라는 새로운 약과 그 병용요법에 대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물론 연구를 진행한 주연구자와 노바티스측은 이런 주장에 강력 반발했다.

알리스키렌은 어떤 약이며 이번 연구는 무엇을 보았나

알리스키렌(국내 제품명·라실레즈)은 10년만에 개발된 새로운 계열의 고혈압약이다. 레닌억제제로 불린다.

노바티스는 이 약을 단독요법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다른 치료제 특히 자사가 이미 판매중인 약과 병용하는 요법에 관심이 많다. 알리스키렌이 새로운 약으로 관심은 끌지만, 경쟁품들에 비해 특별한 '장점'은 없지 않냐는 지적 때문이다.

이번 연구 역시 알리스키렌과 디오반의 병용요법을 통해 각각 약물을 단독으로 쓰는 것보다 '추가 이익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환자 1797명을 대상으로 연구자들은 알리스키렌과 디오반을 병용하는 방법, 알리스키렌 단독, 디오반 단독, 그리고 위약군 총 4개 그룹으로 나눠 4주간 연구를 진행했다. 각 약물의 최고 용량을 사용했다.

연구결과 이 연구의 1차 목표인 이완기 혈압은 병용군에서 다른 요법군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차 목표인 수축기 혈압도 마찬가지였다.

주연구자인 수잔 오파릴 박사는 "최대 용량으로 레닌 안지오텐신 시스템을 두 방향에서 모두 억제한 연구였기 때문에 매우 흥미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ARB 계열로 레닌 안지오텐신 수용체를 억제하는 디오반과 레닌시스템을 직접 공략하는 알리스키렌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다는 의미다.

"고칼륨혈증은 치명적 이상반응…그리고 왜 하필 디오반인가"

7월 21일자 <란셋>지 사설에서 버켄헤이거 박사와 스태센 박사는 이같은 효과에도 불구 몇가지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병용요법을 복용한 환자에서 고칼륨혈증이 증가한 점은 이 약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서 알리스키렌과 디오반을 함께 복용한 환자들의 혈청 칼륨은 5.5mmol/L 이상이었다. 고칼륨혈증은 마비·부정맥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런 질병이 심장정지로 이어지기 전까지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버켄헤이거 박사 등은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고혈압학회 회장이기도 한 오파릴 박사는 노바티스 보도자료와 각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18명의 고칼륨혈증 환자 중 13명은 치료 중단 없이 정상 수치로 되돌아 왔으며 위험한 수준인 6 mmol/L를 넘은 환자는 단 2명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위험한 수준의 고칼륨혈증은 디오반 단독군에서 5명, 알리스키렌 단독군 4명, 위약군에서도 6명이나 발생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ACE억제제나 ARB가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잘 알려진 사실이며 의료진들은 지난 20년간 이런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해왔다고도 했다.

버켄헤이거 박사 등은 또 굳이 ARB 계열인 디오반을 사용한 점에 대해서도 토를 달았다.

이들은 "다른 두가지 계열 약물을 투여했음에도 혈압강하효과는 예상만큼 크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했다. 통상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뇨제나 CCB계열 약물을 병용하지 않아 이상반응은 커지고 효과는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서도 오파릴 박사는 "알리스키렌은 이뇨제, ACE억제제, CCB 약물과 이미 병용요법을 진행한 바 있다. 모든 연구에서 병용요법의 혈압강하효과가 우수했다"며 "(기존 연구들의 효과와 이번 연구를) 교차 비교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런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스폰서에게 무엇인가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노바티스가 ACE억제제나 CCB 약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음을 빗댄 말이다.

이번 연구는 노바티스 후원으로 진행됐고 오파릴 박사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공동저자 중 4명은 노바티스 직원이다.

결국 노바티스가 입증하고자 하는 것은?

버켄헤이거 박사 등은 현재 알리스키렌 대상의 심부전, 신부전 환자 대상 연구들이 진행중인 것을 두고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파릴 박사는 이런 평가에 대해 "전략적인 측면에서 노바티스는 어떤 '우월함'을 증명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스키렌 단독 혹은 병용요법을 통해 이 약이 특히 장기보호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히려 한다는 의미인데, '과연 알리스키렌이 꼭 필요한 약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태에서 이런 '장점'만이 이 약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파릴 박사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의사도 있고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 약이 제대로 된 위치를 잡기 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 자신은 이 약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며 "다만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다른 약을 복용하는 데 문제가 있는 환자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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