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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협 대의원 총회 달라져야 한다

시론 의협 대의원 총회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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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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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남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지난 4월 22일 제59차 대의원 총회에 참가한 소감은 그 어느때 보다도 착잡하다.

의협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 총회를 참가할 때마다 매년 느끼는 감정이지만 올해는 더욱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이제 우리 대의원 총회도 전향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첫째, 의협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의 지도력에 대한 문제이다.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하루빨리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 대의원회 의장과 의사협회장이 하나로 뭉쳐도 부족할 판에 서로 감정싸움을 하고 있으니 일이 되겠는가? 제발 힘을 합쳐 진정 국민의 건강을 위하여, 후배 의사들의 앞날을 위하여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둘째, 회의 절차나 의사결정과정에 너무 매달리다 보니 오히려 안건 심의에 방해가 된다. 물론 회의에서 원칙과 절차가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동의니 수정동의니 하면서 심의해야 할 내용은 놓아두고 비생산적인 데에 신경전을 벌이다 보니 나중엔 시간에 쫓겨 진짜 중요한 내용은 제대로 심의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말의 성찬, 언어의 유희, 말꼬리 잡기, 자기 내세우기를 제발 좀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의장은 회의를 진행함에 있어 자기의 의견을 최대한 줄이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최상의 결론에 이르도록 대의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냉철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의원들 또한 의장이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할 의무가 있다. 특히 몇몇 연로한 분들이 회의 절차를 따지면서 의장에게 발언권도 얻지 않고, 몇 번씩 거의 독선에 가까운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지 못함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의사 사회가 국민들로부터 소외되고 코너에 몰려 있는데, 하루 종일 회의하면서 국민을 위한 회의 안건이나 결의 하나 똑바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과 함께 하는 의사협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은 대의원 총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넷째, 우리 의사들은 머리가 좋고 전문적인 공부를 많이 했지만, 역시시야와 활동 범위가 좁아 편협한 사고로 고집스럽게 자기주장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회의 때 자기주장이 채택되지 않으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상식에 벗어난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이고 전문가 집단의 지도자들이 모인 대의원 총회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으면 과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다섯째, 의협의 방만한 운영체제를 시급히 개선하고 지출을 투명하게 해서 회비 부담을 줄여주고 회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달라졌지만 감사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환골 탈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제 의사들도 진료실에서 환자 보는 데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타 직종의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화합하는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대표인 대의원들부터 모범을 보이고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격렬한 갈등과 의견대립 속에서도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대의원들이 있고, 거기에 동조하는 말없는 다수의 대의원들이 있어 희망의 불씨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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