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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환자까지도 헌혈 대열에…

에이즈환자까지도 헌혈 대열에…

  • 김혜은 기자 khe@kma.org
  • 승인 2006.10.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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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 국감, '혈액안전사업 총체적 부실'지적
문진 허술·감염혈액 출고…혈액정보시스템도 고장나

대한적십자사의 혈액안전사업이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이즈 등 부적격헌혈자들이 등록헌혈자로 버젓이 관리되고 있는가 하면, 말라리아 감염혈액을 출고하는 바람에 수혈감염을 야기하기도 했다.

20일 열린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혈액안전관리 종합대책이 수립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십자사의 혈액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점이 조목조목 지적됐다.

 ◆ 에이즈 및 B형·C형 간염자 헌혈회원 등록돼=에이즈, B형 및 C형 간염, 매독 등 헌혈을 할 수 없는 부적격 헌혈자를 등록헌혈회원에서 탈퇴시키지 않고 회원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등록헌혈제도란 혈액수급의 안전을 위해 헌혈자가 등록헌혈자로 가입, 원하는 시기 및 장소에서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예약제도다.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에 따르면 2006년 9월말 현재 등록헌혈회원으로 등록된 25만 8238명중 부적격 헌혈자인 에이즈(HIV) 감염자가 300명·B형 간염 166명·C형 간염 10명·매독 63명 등 총 539명이 등록헌혈회원으로 관리되고 있어 이들의 헌혈로 인한 수혈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등록헌혈제 운영지침에 따라 헌혈 부적격 사유 발생으로 인한 헌혈자는 등록헌혈회원에서 탈퇴시켜 혈액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헌혈금지 약물, 문진에서는 '통과'=허술한 문진이 수천명에게 부적격 혈액을 수혈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헌혈지침에 등록된 '헌혈유보·금지 약물'을 복용했는지의 여부가 문진표에는 나와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채혈영구배제'에 해당하는 '아시트레틴' 약물을 복용한 헌혈자가 2003년~2006년 7월까지 무려 1285명에 달했다.문제는 이들이 총 2679회 헌혈을 하는 바람에 3916명의 환자에게 수혈됐지만, 정작 적십자사에서는 "아시트레틴 복용자의헌혈 현황은 없다"고 지난 7월 보고한 것이다.

전 의원은 "이같은 문제는 현행 헌혈 문진표에 단순히 피부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지 여부만 확인하는 항목만 있기 때문에 문진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트레틴 외에도 전립선비대증치료제인 프로스카·피나스타 및 여드름치료제인 아큐테인·로스탄 등 문진항목판정기준에는 '헌혈금지'로 규정된 약품들이 문진 항목에는 없어 수혈감염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감염혈액 출고하고 혈액관리정보시스템 고장나고=혈액을 방치해 폐기하거나 부적격혈액을 출고하는 등의 혈액관리 업무 태만도 여전했다.이같은 문제는 혈액관련 업무로 징계받은 현황을 살펴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1년~2006년까지 ▲채혈한 혈액을 방치하거나 업무인계인수과정의 소홀로 혈액을 폐기한 경우 22건 ▲B형간염 검사를 C형간염 검사기준을 잘못판독하는 등 혈액검사과정의 오류 12건 ▲감염혈액을 출고한 경우 10건 ▲에이즈감염환자에 대한 전산기록 누락 3건 등으로 주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서 혈액관련 업무로 징계받은 사례가 8건에 달해 여전히 혈액안전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7월에는 말라리아 감염혈액이 출고되는 바람에 수혈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말라리아 발생부터 헌혈에 따른 최종 양성 판정이 한 달 이상 소요됐는데, 이러한 보고체계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국내의 각종 혈액정보를 전산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축한 혈액관리정보시스템(BIMS)가 일년에 3~4차례씩 고장나거나 사고로 중단되는 바람에 혈액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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