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마음대로…추천위원회 유명무실
공모 안 한 지사장이 불쑥 후보 1순위로
이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상임이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상임이사추천위원회의 공모 과정에 응하지도 않은 지사장을 불쑥 1순위로 보건복지부에 추천, 무늬만 공개모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17일 공단 국정감사에서 "상임이사추천위원회의 객관적인 절차와 결과를 무시한 채 이사장의 권한으로 추천 후보와 순위를 뒤바꾸는 인사는 무늬만 공모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 의원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상임이사추천위원회는 공개모집 응모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통해 기획상임이사 2인, 업무상임이사 5인으로 후보를 압축하고 면접을 거쳐 후보자별 점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기획상임이사 후보 1순위에 김 모 씨가 추천됐고 2순위로는 박 모씨가 선정됐으며, 업무상임이사는 공 모 씨가 1순위, 강 모 씨가 2순위, 함 모 씨가 3순위로 결정됐다.
하지만 위원회 추천 결과를 전달받은 이재용 이사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한 최종 추천서에는 기회상임이사 1순위에 공모에 응하지 않은 지사장 장 모 씨가 올라 있었고, 그 밖의 순위도 모두 바뀌어 있었던 것.
고 의원은 "이사장이 면접점수 등을 무시한 채 자의적으로 인사 추천을 한다면 왜 복잡한 절차를 거쳐 공개모집을 하고 서류·면접심사를 실시하는가"라고 반문하고 "본래 공모제의 취지에 걸맞게 상임이사 선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절차와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이사장은 "추천권자로서 소신을 갖고 경영 철학과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후보를 추천했다"며 "추천위원회는 다수의 후보자를 소수로 압축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