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의원 "우리정부 미측에 양허안 전달" 주장
의약품 66% 협상 발표즉시 관세철폐
한미 FTA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의약품·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관련 상품 절반 이상의 수입 관세를 FTA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겠다고 미국측에 제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보건복지위)은 지난달 15일 우리측 협상단이 미측에 제시한 의약품·의료기기·식품·화장품 등 보건산업 분야 관세 양허안의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겠다고 밝힌 품목 1512개 가운데 52.1%인 787개를 즉시 관세철폐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들 즉시 철폐 대상 중 식품이 468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고 의약품 303개, 의료기기 73개, 화장품 2개 등 이었다.
특히 품목 중 즉시철폐 대상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의약 품목으로 총 460개 중 65.9%인 303개에 달했다.
이같은 즉시 철폐에 이어 ▲ 3년내 철폐-식품 468개, 의약품 75개, 의료기기 17개, 화장품 6개 ▲5년내 철폐-식품 226개, 의약품 73개, 의료기기 27개, 화장품 22개 ▲10년내 철폐-식품 26개, 의약품 9개, 의료기기 15개, 화장품 3개 등으로 나타났다.
양허안에 제시된 식품·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품목 총 1512개 중 초음파 영상진단기와 자기공명촬영기(MRI) 단 두개만이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돼, 결국 양허안 대로라면 10년내에 96% 품목이 모두 관세가 철폐되는 것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항생물질·비타민제제 등 9개 품목과 항결핵제·구충제·항암제는 10년간 관세를 유지할 것을 미측에 제안했다.
한미간 보건의료 상품의 경쟁력을 분석한 무역특화지수(TSI)에서 국내업계가 확실히 우세한 품목은 라면과 콘돔, 젤라틴캡슐 등 3개일 만큼 보건 의료산업의 대미 경쟁력은 취약하다"며 "개방안 초안대로 보건의료시장이 개방되면 대미 무역적자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즉시 철폐를 제안한 의약품 303개 폼목 등은 이미 관세가 없는 품목 또는 식품·의약품 원료로서 국내 생산이 없거나 부족해 원료수급 원활화가 필요한 품목"이라며 "3~5년 전도의 중단기 철폐로 제시된 품목들도 대부분 저관세이며, 개방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