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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1>

[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1>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6.09.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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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메리카 드림

이번호부터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포스트 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시훈 회원의 '여기는 NIH입니다' 코너를 선보인다. 2주에 한 번 소개되는 이 코너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얽히고 섞인 가운데 빚어내는 미국의학과 미국문화의 본류는 무엇인지, 미국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 1998 연세의대 졸업 (의학사)
▲ 2002 연세대 대학원 졸업(의학석사)
▲ 2003 세브란스병원 내과 레지던트 수료
            (내과전문의)
▲ 2004 동경대학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
            객원연구원
▲ 2005 연세대 대학원 졸업 (의학박사)
▲ 2005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강사 역임
         (내분비-대사내과 분과전문의)
▲ 2006 미국 국립보건원 post-doc fellow

이 곳 베데스다에 온지 반 년이 지나간다. 이 곳에서 만나는 교포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반갑고 그들도 나같이 처음 미국으로 올 때 가졌을 '아메리칸 드림'을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가 잠잘 때 꾸는 꿈과 바라고 희망하는 꿈이 하필 같은 어휘일까 궁금해졌다. 예전부터 꿈을 가지고 운명을 예측하려는 노력을 많이 기울였고, 프로이트와 같은 천재 의사는 꿈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어, '꿈'을 해석하는 것을 기술함으로써 정신분석학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아마 우리가 잠잘 때에 꾸는 꿈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제한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일을 갖는 것을 꿈이라고 표현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누구에게나 꿈을 갖는 것은 자유고,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현실에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꿈을 꾸는 자는 아름답다고 했던가. 세파에 흔들리고 현실의 벽에 좌절하게 될 때 항상 처음 가졌던 꿈을 떠올리게 된다.

미국에 처음 온 것은 2002년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참석이었다. 내과 레지던트 4년차이자 대학원에서 의학석사를 막 마친 햇병아리 의사이던 당시에 미국 학회에서 받은 인상은 충격 이상이었다.

방대한 규모와 연구의 깊이는 적잖은 자극이 되었고, 주변인이 아닌 중심부에서 해당 분야의 연구를 이끌어 가는 위치에 반드시 서리라 다짐하였다. 그 동안의 임상 수련과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내분비-대사내과전문의와 의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고, 진정한 의미의 임상과 기초를 아우르는 MD-PhD로서의 훈련과 경험을 위해 이 곳 국립보건원(NIH)으로 오기로 결정한 것이다.

꿈이란 것이 항상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도 같아 잡힐 듯 하면서도 가까이 가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항상 꿈을 갖고 사는 사람의 삶의 태도와 자세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같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꿈꾸던 미국 생활, 특히 NIH에서의 연구와 진료에 관한 생각들도 다분히 현실적인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막상 이곳에 와보니 이 곳에서 겪은 모든 것들이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워지려는 노력들로 피부에 와 닿는다.

아직 이 곳 생활을 많이 겪은 것도 아니고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생활 속의 많은 부분에서 한국과 일본 생활을 통해 느끼던 불합리와 부조리들을 타파하려는 제도와 장치들을 느낄 수가 있다. 체면과 격식보다는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면을 강조하고, 다양한 문화와 사고 방식을 가진 다인종 사회에서 서로 섞여 살아가고, 그 다양성에서 가장 큰 장점을 찾아 지금의 초강대국 미국의 근본을 이룰 수 있었다는 기본적인 사실들을 깨닫곤 한다. 더 살아보면 아쉽고 실망스런 점들도 분명히 눈에 띄겠지만, 아직은 이 거대한 미국 사회를 가장 부강하고 건전한 사회로 이끌어 가는 힘의 원천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한정된 미국 생활이지만, 나도 이 곳으로 오는 비행기 내에서 내내 꿈꾸었던 나의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되새기면서 오늘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 꿈꾸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란 것을 다시 마음에 새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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