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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항암제…환자 선별이 가장 중요"

"표적항암제…환자 선별이 가장 중요"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8.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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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셉틴, 글리벡으로 출발한 이른바 '표적항암제'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정상세포를 피해 '암세포'만 죽인다거나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식의 개념을 가진 표적항암제는 현재 많은 제약사들이 R&D 역량을 집결하고 있는 '비전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신세포암 분야에 새로운 표적항암제가 곧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넥사바란 이름의 이 항암제는 기존 약들과 달리, 앞서 거론한 두가지 개념을 동시에 발휘하는 기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약물의 국내 판매사인 한국바이엘 초청으로 내한한 까밀로 포르타 교수를 만나 이 새로운 표적항암제의 의미를 들어봤다. 포르타 교수는 120여편 이상의 논문을 '란셋' 지 등에 게재한 항암제 임상연구 및 신장암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탈리아 I.R.C.C.S 산 마테오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넥사바의 특징은 무엇인가

▲까밀로 포르타(Camillo Porta) 이탈리아 I.R.C.C.S 산 마테오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

표적항암제는 암의 확장 경로를 차단하는 것을 주 목표로 한다. 현재 개발중인 많은 항암제들도 암을 키우는 경로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암은 매우 복잡한 경로로 발전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경로를 발견하고 이에 작용하는 약물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초기 표적항암제는 이런 측면에서 한가지 타겟을 공략해왔다. 아바스틴·얼비툭스·이레사 등이 그 예다. 하지만 넥사바는 암이 이동하는 경로가 여러가지로 얽혀있다는 점에 착안한 약물이다. 암세포의 증식을 저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을 키우는 혈관까지 동시에 공략한다는 것이 넥사바가 갖는 차이점이다.

표적항암제의 등장으로 항암제 부작용은 많이 개선했으나 효능 측면의 발전이 더디다는 의견이 있다

표적항암제는 아직 시작단계다. 효능 즉 생존기간을 늘리는 것에 대한 성숙한 자료가 축적되지 못한 상태다. 넥사바의 경우 기존에 다른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생존기간을 두배 가까이 늘렸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증거다. 우리가 수년안에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이를 다시 두배 이상 늘리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다.

이레사의 임상결과가 전반적인 표적항암제의 위치에 영향을 주고 있나?

이레사는 우리가 새로운 항암제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줬다. 즉 이렇게 다루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우리가 새로운 약에 대해 말할 때 모든 환자에게 이익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레사는 매우 구체적인 환자군에만 효과를 보였다. 이 점이 간과된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특정 약물에 효과를 보는 특정 환자를 가려내는 일이다. 이 작업은 무척 비싼 항암신약을 '비용적 측면'에서 다루는 방법에서도 유용하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타겟치료'를 실현하는 일이 될 것이다. 넥사바 역시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신세포암 분야에 두가지 약물이 동시에 개발됐다. 차이점은 뭔가.

수텐(Sutent·화이자 제품, 넥사바와 수텐 두 약물은 올해 6월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은 이중 억제기능을 가지고 있는 넥사바와 달리 혈관생성억제에 중점을 둔 약이다. 이런 기전 외에 큰 차이점은 부작용 측면인데 넥사바에 비해 수텐은 보다 공격적인 약물이어서 독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화학요법보다는 덜하지만 정상세포를 어느 정도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이것은 기전의 차이이며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다. 향후 두 약물을 순차적으로 사용해서 생존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약물들이 지나치게 고가여서 접근성이 제한된다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다. 각 국가마다 보험 재정은 한계가 있으므로 꼭 필요한 곳을 찾아내서 집행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결국 어떤 환자가 어떤 약에 가장 효과를 볼 것인가를 찾아내는 것이 해결 방안일 수 밖에 없다. 관련 학회, 학자 등 의사들이 나서서 정말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라면 보험에서 급여해줄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내가 있는 이탈리아에도 의학계를 중심으로 환자들의 유전학적 프로필을 따져, 진정한 의미의 선별적 치료를 실현시키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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