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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료개방 '돌파구'인가 '족쇄'인가…

시론 의료개방 '돌파구'인가 '족쇄'인가…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6.07.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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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식 제주의대 비뇨기과 교수

제주특별자치도가 2006년 7월 1일부터 출범하게 됐다.

제주도에서는 보다 자치권이 강화되면서 제주도가 지향하는 교육·의료·관광과 IT·BT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유망한 산업의 일종인 의료산업화에 초점을 맞춰 다른 지방에서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정책들이 많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개방도 국내 어느 곳에서보다 빠른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제주도의 인구는 약 56만명으로 국내 전체인구의 약 1%정도이고,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외교·안보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완전한 지방분권의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의료시장의 개방도 우리 의료계가 저마다의 이익에 따라 찬반의 논쟁의 있지만 현재 제주도에서는 개방이 현실화되었으며, 인천 송도지구나 부산 진해의 경제특구와는 달리 외국인과 내국인의 자본이 자유롭게 투자되며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게 허용돼 있다.

해외의료시장의 개방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첨단 외국의료기술의 전수와 외국인 자본의 영입으로 새로운 의료기술과 인력 등과 같은 의료 인프라 구축 등을 장점으로 주장한다.

현재 의료법에서 병원의 명칭과 전문과목 등으로 제한돼 있는 의료광고와 의료기관의 알선 행위 등이 허용되어 각 병원마다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무한 경쟁체제가 도입될 것이다.

외국 등 우수 의료기관이 개설 주최가 되거나 우리나라 의료기관과 협약을 통해 직·간접적인 투자로 의료기관이 개설되며, 싱가포르와는 달리 외국인을 포함하여 내국인까지 진료가 가능하고, 외국의 의료 면허 소지자가 외국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근무를 할 수 있게 변화되고 있다.

제주도내에 건강검진·재활·스파워터파크·숙박시설을 갖춘 의료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으며, 현재 골프·리조트·병원이 하나로 된 기관이 조성중이다.

최근에 새로 개설되는 의료기관을 보면 초기 투자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더 증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기관을 알리기 위한 광고도 서로 경쟁적으로 증가돼 이에 대한 부담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개방이 잘 되어 성공적인 사례로 알려진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공공병원이 약 80%를 담당하고 약 20%가 민간병원으로 자국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내국인에 대한 의료는 공공의료기관에서만 담당을 하고 있다. 한해 약 20만명 이상의 해외환자를 유치하여 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외국인 진료도 현지 싱가포르에 상주하는 외국인이 대부분이며 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과 같은 이웃나라의 상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의료영리법인화는 자본의 유용성은 있지만 결국 자본을 투자한 당사자에 대한 이익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가 상승될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체계는 의료수가가 완전히 현실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영리법인에 대한 의료수가를 어느 정도까지 규제를 완화할 것이며, 일정 자본 이상의 투자시에 일정 지역의 무상임대와 일정 기간 내에 법인세의 면제와 여러 가지 세제의 혜택이 있어, 기존에 있는 의료기관의 역차별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하여 의료계와 정부, 소비자들의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에 대한 문제가 의료환경에도 마찬가지로 작용하여 의료의 빈익빈 부익부가 현실화되어 외국계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계층간의 위화감이 생길 것이다.

이에 대한 해소방안으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제주도의 경우 전문요양기관의 조기 완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의료서비스 산업규제 완화와 의료-관광을 접목한 의료관광은 최근 널리 알려져 싱가포르·듀바이·인도·태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낮은 의료비와 뛰어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의료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특화된 의료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현재 입국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최근 무사증입국을 허용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지만, 치료를 위해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경우에는 병원에 일종의 계약금을 예치하고, 초청장을 받아 사증을 받으려고 하고 있으나 많은 제약이 있다. 수술일 경우 간병을 위해 입국하는 경우에도 사증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아, '메디컬비자'제도를 만들어 치료를 위해 입국하는 경우 한시적이라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입국이 가능하게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도의 경우 무사증입국이 가능한 지역으로 되었으나, 일본·중국·대만의 일부지역 외에는  직항노선이 많지 않아, 인천 혹은 부산 등을 통해 입국해야 하며 이 경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의료시장의 개방이 시범적인 사업이 된 제주도에서 의료계의 대처방안과 국민의 건강증진, 공공의료·의료관광 등이 어떠한 좋은 성과가 있을지 기대되며, 이로 인해 의료계의 또 다른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족쇄가 될지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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