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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깊은 길을 가는, 넓고 큰 세상을 향하는 의사

좁고 깊은 길을 가는, 넓고 큰 세상을 향하는 의사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6.05.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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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림 회원(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문정림 회원>

이름

문정림(45)

소속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경력

1986

가톨릭의대 졸업

 

1991~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2000~

한국여자의사회 홍보차장, 공보차장, 50년사 편집위원, 공보차장

 

2003~2006

서울시의사회 학술이사

 

2003~

가톨릭의대 의학교육학과 겸직교수

 

2004~

대한재활의학회 홍보위원회 간사

 

2005~

의협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여성분과위원

 

“지체부자유 아동에게 희망이 되는 의사”
정수영 회원(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부원장)
소아재활을 전공하고, 뇌성마비 환아 등 지체부자유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여의사를 소개할까 합니다. 문정림 선생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재활분야는 환자나 부모와의 관계도 치료에 매우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문 선생님은 능력이 뛰어나고 마음도 따뜻한 사람이라서 아이들한테나 부모들한테나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문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아주 가까이 지내온 것은 아니지만, 여의사회 활동을 하면서 쭉 옆에서 지켜볼 기회가 많았어요. 항상 맡은 일을 책임지고 끝까지 성실하게 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한마디로 ‘똑소리’ 나는 여의사라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서울시의사회에서도 학술이사로 활동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주변에서 문 선생님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이유는 심성이 누구보다 곱기 때문일거에요. 자신의 높음을 내세우지 않고 끝없이 낮추면서 맡은 일은 누구보다 훌륭하게 처리해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문 선생님의 멋스럽고 화려한 모습만 기억하고 있다면 큰 오산입니다. 바쁘고 힘들텐데도 남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까지는 그 사람의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법이니까요.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마음씨 곱고 능력까지 갖춘 문정림 선생님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원래 태생적으로 잠을 많이 자는 편이 아니에요. 매일 다르기는 하지만, 한 네시간 쯤? 그런데 억지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그냥 눈이 딱 떠져요. 그냥 밤 시간에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하는 일을 좋아해요. 말하자면 ‘올빼미 형’인데, 요즘 유행한다는 ‘아침형 인간’과는 너무 거리가 멀죠?

그러니까 그녀는 소위 ‘트렌드’ 라는 것과는 무관하게 살고 있다.

느리고 여유있게 사는 ‘웰빙’이 아니라, 시간을 분초 단위로 나눠써야 할 정도로 부지런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시의사회 학술이사로, 한국여자의사회 홍보차장, 50년사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최근에는 여의사회 공보차장을 맡았다.

의대교수로서 학내 및 원내 활동 이외에 다양한 의사회 활동을 하는 제가 ‘튀는 여교수’ 또는 ‘별난 여의사’라고 부를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처음 교수가 되기로 했을 때 결심했던 ‘좁고 깊은 길을 가는 의사’가 본분이라면, 의사회 활동을 통해 깨달은 ‘넓고 큰 세상을 향하는 의사’ 역시 버릴 수 없는 저의 길이지요.

여의사회 활동을 통해 여성과 후배 여의사들을 의사회와 연결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후배들에게는 ‘멘토’의 역할을, 여성에게는 ‘건강교육을 해야 하는 책무’를 깨닫게 됐으며, 서울시의사회 활동을 통해 의사회가 국민 보건 향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몸소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동안 맡은 일이 많았어요. 하지만 사람의 능력이 한정돼 있으니까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죠. 어떤 부분은 칭찬 받아야 하겠지만, 아직은 소홀한 부분을 더욱 열심히 해나가야 할 때죠.

소아환자와 재활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문정림 교수

그녀의 직함 중 대부분은 선배나 동료들의 추천에 따른 것이었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말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평가를 갈음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검증’받고 ‘인정’ 받았다면 그녀의 능력을 대강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전공은 또 어떤가. ‘소아재활’ 분야는 같은 의사가 봐도 그리 만만치 않은 학문으로 뵈는가보다. 우선은 흔치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선택부터 전공까지 쉽지 않았을 것이고, 대상이 ‘소아’란 특성 상 더 많은 기술과 능력을 요구했을 것이며, 재활은 더구나 ‘완치’를 볼 수 없으니 좌절의 순간을 남들보다 수배는 더 맛봐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재활을 하는 의사의 가장 큰 딜레마는 무조건 ‘좋은 의사’나 ‘나쁜 의사’가 될 수 없다는 거죠. 가급적이면 환자나 보호자에게 희망과 격려를 주려고 하지만, 때로는 아동의 상태에 대해서 현실적인 정보를 줘야하는 ‘악역’을 도맡아야 하기도 해요.

그래도 그녀는 ‘소아재활’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많이 좋아졌네요’‘노력이 대단하십니다’ 같은 칭찬과 격려의 말을 많이 하다보니, 주위 사람들을 격려하고 이해하는 성품이 몸에 베어서 더욱 좋단다. 그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니, 보호자들과 주위 사람들이 춤은 못 출망정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순 없는 것 아니겠나.

지금까지의 설명만 봐선 그녀는 거의 슈퍼우먼 수준이다. 슈퍼우먼의 마지막 결정체는 뭐니뭐니해도 외모다. 그녀를 설명하는 여러 단어 중 하나가 ‘의료계에선 보기 드문 패셔니스타’(최신 유행을 쫓거나 대중 유행을 이끄는 사람)이다. 하기는 그녀의 우아한 옷차림이나 말투는 여느 모델 뺨친다. 왜 지난 의협 100주년 기념 패션쇼에서도 그녀의 출중한 실력이 빛나지 않았던가.

백조를 아시나요? 수면 위에 유유자적하게 떠다니면서 우아함을 자랑하지만, 실은 물에 떠있기 위해서 물 밑에서 요란하게 두 발을 젓고 있다는 것. 저는 어떤 일에 대한 결과물에 대해선 인정받고 싶지만, 겉으로 힘든 척 노력하는 척 하고 싶진 않아요.

하여간 그녀는 재주도 많다. 아, 왜 이렇게 세상엔 잘난 사람이 많은 걸까. 그나마 이 인터뷰가 동영상이 아닌 게 다행이다. 그녀의 겸손한 자세와 수줍은 듯한 말투까지 독자들이 보고야 말았다면 기사를 너무 못 쓴게 돼버릴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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