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둥병에서 나병을 거쳐 한센병에 이르기까지 아픈 질병사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는 '천형(天刑)의 섬' 소록도가 17일 병원 개원 90년을 맞는다.
소록도병원 개원 90년을 앞두고 15일 국립소록병원내 중앙운동장에서 열린 제3회 한센가족의 날 행사에는 한센인과 가족·자원봉사자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43년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병 자녀를 위해 봉사한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 여사를 기억하기 위한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집' 명명식도 함께 열렸다.
유시민 복지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센인이 우리들의 다정한 친구이자 차별받지 않는 복지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시민 장관과 열린우리당 김춘진·신중식 국회의원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은 한센인 식사 도우미로 활동했다.
1916년 일제 치하 당시 '도립 소록도 자혜병원'이 문을 열면서 한센병 환자들의 강제 격리로 시작된 소록도의 역사는 강제 노역과 감금, 그리고 학살사건으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역사의 그늘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1961년부터 3년 간 14대 소록도병원장으로 재직한 조창원 원장은 환자들과 맨손으로 오마도 간척사업을 벌여 환자들에게 꿈을 불어넣으며, 이청준 씨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실제모델이 되기도 했다. 신정식 원장은 1974년부터 무려 12년 동안 원장을 맡아 한센병 환자들을 가족처럼 돌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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