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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신장·췌장 동시이식 '국내 첫 성공'

생체 신장·췌장 동시이식 '국내 첫 성공'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6.03.2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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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 및 당뇨 완치 첨단 수술법
울산의대 한덕종 교수, 1월 12일 수술...현재 모두 정상

▲ 기증자 백현국 씨와 환자 박춘화 씨 및 한덕종 교수(왼쪽부터)

당뇨 합병증에 따른 만성 신부전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30대 여성이 결혼을 앞둔 약혼자로 부터 신장 및 췌장의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신장·췌장 동시 이식수술'에 성공해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지금까지 뇌사자의 신장·췌장을 당뇨 합병증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은 시행됐으나, 살아있는 기증자 1명에게서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해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 성공한 것이다.

한덕종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는 21일, 극심한 당뇨 합병증으로  복막투석까지 받아 오던 박춘화 씨(여·32세)에게 최근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던 백현국 씨(남·46세)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동시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월 12일 한 교수가 시행한 생체 신장·췌장 동시 이식수술은 기증자인 백 씨의 신장 1개를 박 씨에게 이식하고, 췌장의 절반 정도를 박 씨의 소장에 이식해 당뇨 합병증으로 기능을 잃어버린 신장을 되살리는 한편 이식된 췌장으로부터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하는 최첨단 당뇨병 완치 수술법이다.

이 수술이 성공함에 따라 지금까지 뇌사자에게만 의존하던 신장·췌장 동시이식 수술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만성 신부전 환자들에게 만성 신부전증 치료는 물론 불치병인 당뇨를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희망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만성 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을 받더라도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함으로써 신부전증이 재발되는 경우가 많았다.

박 씨는 수술 전 당뇨 수치가 최고 680㎎/㎗로 정상인의 70~120㎎/㎗보다 약 7배 정도 높았으나 수술 후 약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정상 수치(110㎎/㎗)를 유지해 인슐린 주사를 중단했다. 또 신장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수치도 수술전 8.4㎎/㎗였으나, 15일 퇴원 당시 1.6㎎/㎖으로 감소해 정상적인 신장기능을 회복하고 있다.

22년전 제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아 매일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속에 살아온 박 씨는 2000년 6월부터는 만성 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지난 해 말부터는 복막투석을 받으며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

한편 한 교수는 "기증자 백 씨도 수술 전후 당뇨 및 신장기능 수치가 모두 정상범위를 보이는 등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완벽한 수술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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