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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대 의협회장이 한의사협회장 선출할까?

34대 의협회장이 한의사협회장 선출할까?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6.03.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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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지표론 엄종희 현 회장이 6대4로 유리 관측
한의계 간선투표 19일로 17일 의협 선거결과가 최대 변수

5일 앞으로 다가온 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당초 현 회장이 쉽게 연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예측 불허의 박빙 승부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의사협회 회장 선거의 결과가 한의협 선거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보건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의협 선거는 오는 19일 오전 9시 한의협 회관에서 열리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간선으로 치러진다. 엄종희 현 회장과 김현수 부회장(전 개원한의사협의회장) 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현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 등록과 동시에 개원한의사협의회장에서 물러났다.

13일 현재 한의계 개원가에 따르면 엄종희 후보가 김현수 후보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굳이 수치상으로 말하면 6:4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현직 회장 엄종희 후보가 객관적 전력 우세

한의협 선거 결과를 가늠하기 위해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역시 유권자의 출신학교를 분석해보는 것이다. 엄종희 후보는 원광대 한의대 출신이며, 김현수 후보는 동국대 한의대를 나왔다. 한의협 선거는 수석부회장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방식인데 양측 모두 경희대 출신과 손을 잡았다.

한의협 대의원 총 261명의 출신학교를 살펴보면 △경희대 98명(38%) △원광대 66명(25%) △동국대 35명(13%) △기타 62명이다. 이 중 가장 숫자가 많은 경희대 출신 대의원들의 표는 양측에 고루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의 출신학교만 따져보면 원광대와 동국대 출신 대의원 수가 66:35로 거의 두배 차이다. 다만 원광대 출신 중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대의원 상당수가 엄종희 후보에 반감을 갖고 있어 이탈표가 나올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6:4 비율은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한 것이다.

엄종희 후보의 경우 현직 회장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는데다가 전임 회장의 중도 사퇴에 따른 잔여임기 8개월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너무 짧아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가 대의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로 엄 후보는 "그동안 공사의 설계와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며 "향후 2년 임기동안 이를 시행하고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러나 부산과 대구 지부가 한의협 중앙회에 줄곧 반감을 드러내고 있어 엄 후보에게 짐이 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대의원 수는 각각 22명과 18명으로 서울(77명)·경기(43명) 다음으로 가장 많다.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던 청년한의사회와의 최근 갈등설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계와 정면승부로 김현수 후보 지지 상승

한편 김현수 후보는 감기포스터와 한약 간독성 등을 놓고 치열하게 펼쳐진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에서 지명도를 크게 높였다. 이전에 오랜 기간동안 한의협 보험이사를 역임하면서 한방의료 급여범위 확대 등 보험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한 그는 한의사 CT 사용과 IMS 등에 대한 의료계와의 분쟁이 극한으로 치닫자 소극적·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한의협 대신 개원한의사협의회장으로서 전면에 나섰다. 김 후보는 현재 의료계의 범의료한방대책위원회의 카운터파트에 해당하는 국민건강수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일선 한의사들 상당수는 장동익 내과개원의협의회장의 공세에 맞고발 등 적극적·공격적으로 대응한 김현수 후보에 환호하고 있다. 의료기관 홈페이지 불법광고에 대해 의료계와 한의계 양측이 경쟁적으로 고발함에 따라 상당수의 한의사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의협 회장 후보들이 5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대의원들에게 공약을 설명하는 합동정책토론회장에서 의료계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이에 비해 엄종희 후보는 올해 초 의협을 비롯한 보건의료단체들에 '범의료계상생협력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화해의 몸짓을 보였다. 엄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의료계로부터 한의계의 권익을 적극 보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방법론적으로 보면 엄 후보는 '온건파', 김 후보가 '강경파'라 할 수 있다.

특히 한의협 선거 날짜가 의협 선거 결과가 나오는 18일 이튿날 아침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한의계와 전쟁을 벌였던 장동익 범의료한방대책위원장이 당선될 경우 한의협 선거에서 김현수 후보가 적지않은 반사적인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 선거 결과의 영향력은 현재 엄종희 후보와 김현수 후보 사이의 지지도 차이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현수 후보는 현재 서울 목동에서 강추(江秋)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연 그가 자신의 한의원 이름마냥 '강추'(강력추천의 약자)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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